[부산/경남]“15년전 김치 한통 고마워”… 100만원 수표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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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 삼산동 주민센터에 익명의 주민, 편지와 함께 놓고 가

울산 남구 삼산동 주민센터에 전달된 편지와 100만원짜리 수표. 울산 남구 제공
울산 남구 삼산동 주민센터에 전달된 편지와 100만원짜리 수표. 울산 남구 제공
9일 오전 8시 반경 울산 남구 삼산동 주민센터. 출근한 직원이 책상 위에 놓인 흰 봉투를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봉투 안에는 A4용지에 쓴 편지와 함께 100만 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던 것. 편지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었다. 자신을 ‘1998년 외환위기 때 삼산동 주민센터에서 김치를 전달받았던 영세민’이라고만 소개했다. 편지에는 ‘지금까지 감사함을 지니고 살았지만 이제야 찾게 되었습니다. 전국을 다니면서 김치를 먹었지만,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했습니다. 김치 한 통이 저에게는 너무도 귀중한 반찬이었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김치 전달에 도움이 되어서면(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삼산동 주민센터는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청소 시간에 봉투를 놓고 간 것으로 추정했다.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았다. 수표를 추적하면 기부자를 알 수도 있지만 전달자의 의사를 존중해 그만두기로 했다. 삼산동 주민센터는 이 돈에다 예산을 보태 김장을 담가 10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김재경 삼산동장은 “아직도 인심이 훈훈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삼산동 주민센터#김치#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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