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차, 울산에도 관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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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에 車클러스터… 부산시에 야구장 기부…
시의회-노동계서 지역 홀대론 고개

“현대자동차는 울산을 단순한 ‘자동차 생산기지’로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최근 김진영 울산시의원(진보정의당)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평소 ‘현대자동차가 울산을 소홀하게 대한다’고 생각해온 울산시민들은 김 의원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울산 홀대’ 사례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 박물관. 현대차는 2005년 울산 북구 산하구획정리사업지구에 200억 원을 투자해 총면적 7400m² 규모로 자동차 박물관을 건립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건립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이 땅은 테니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최근 경기 고양시에 40만 m² 규모의 ‘자동차 클러스터(가칭 K-World)’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곳에 국내외 20여 개 자동차 브랜드 전시장과 자동차 테마파크, 자동차 박물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26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자동차 클러스터 건립이 가능하도록 도시계획을 변경했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자동차테마파크를 건립해 달라고 현대차에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현대차의 울산 푸대접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울산공장에 있던 현대차 연구소는 1995년 경기 화성시의 남양연구소로 옮겼다.

현대차는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원 17만6516m²에 2015년까지 야구장 4면과 부대시설을 건설해 기부하기로 부산시와 지난해 8월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시는 이 협약서 체결 2개월 뒤 울산체육공원 내에 450억 원을 들여 야구장(관람석 1만2000석)을 착공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야구장이 하나도 없는 울산에 현대차가 야구장을 건립해 기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1998년 공장 인근에 4억3000만 유로(약 6200억 원)를 들여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등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주력 생산 공장이 있는 지역에 자동차 관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가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연간 190만 대. 이 가운데 울산공장 생산량은 150여만 대로 80%를 차지한다.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사내 협력업체 포함·3만2200명)은 국내 전체 공장 임직원(5만7000명)의 56%다. 울산이 현대차의 주력공장인 셈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2007년 10월 출연해 설립한 ‘정몽구 재단’은 현재 8500억 원의 기금이 쌓여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만이라도 현대차 주력공장이 있고 직원들이 많이 사는 울산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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