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新중년시대]기업은행, 시간선택제 채용으로 경력 단절 여성에게 기회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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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일자리 문제에서 특히 소외된 사람은 여성들이다. 20, 30대 때 직장을 다녔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많다. 이들은 다시 일을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 과거 경험을 살리는 게 가장 효율적이지만 쉽지 않다. 재취업 자체도 힘들뿐 아니라 아이 키우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미혼 시절처럼 하루 종일 일하기는 부담스럽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시간선택제 경력직 근로자 채용이다.

7월 금융권 중 처음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겠다고 밝힌 IBK기업은행은 8월에 109명을 뽑아 영업점에 배치했다. 기업은행은 과거 은행권에서 근무하다 출산·육아 등으로 퇴직한 경력 단절 여성인력에게 기회를 우선 부여했다. 선발된 직원들은 창구텔러·사무지원·전화상담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공단 인근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영업점 등 특정 시간대에 한꺼번에 고객이 몰리는 지점이나 전화상담이 많은 고객센터 등에 주로 배치됐다.

이들은 종일 근무가 아닌 하루 4시간, 반일제 근무 형태로 일한다. 그렇다고 비정규직처럼 복지 혜택이 적거나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특징. 또 보수·복지 등 근로조건의 경우 근무시간에 비례해 8시간 근무하는 일반직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이며, 일하고 싶은 시간대도 조정이 가능하다.

기업은행은 베테랑 경력자의 시간제 채용이 반일제 근무를 통해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도와준다고 판단했다. 은행으로서도 즉시 업무 투입이 가능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낮출 수 있어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는 전직 은행원 출신인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역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채용된 근로자들의 만족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시도는 다른 은행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앞으로 3년간 시간선택제 근로자 5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 시중 은행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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