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日기업들은 스펙 아닌 비전을 더 꼼꼼히 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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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캠프 LG전자재팬 오가와 과장 첫 멘토링

6일 일본 도쿄 시내 KOTRA 도쿄무역관 사무실에서 LG전자재팬 경영관리팀 오가와 요시오 과장(오른쪽)이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일본기업 취업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6일 일본 도쿄 시내 KOTRA 도쿄무역관 사무실에서 LG전자재팬 경영관리팀 오가와 요시오 과장(오른쪽)이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일본기업 취업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 유학한다고 질문 안 하는 것까지 일본 학생들과 비슷해지면 안 됩니다.”

6일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마루노우치(丸の內) KOTRA 도쿄무역관 사무실. 청년드림센터의 해외 1호 캠프인 청년드림 도쿄캠프에서 첫 멘토링에 나선 LG전자재팬 경영관리팀 오가와 요시오(小川佳男) 과장이 이렇게 농담을 하자 유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가와 과장은 한국 유학생이 일본에서 취업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설명하기 위해 나왔다.

이날 참석자 12명은 모두 대학 3, 4학년인 유학생. 멘토링 자리지만 면접을 보듯 정장을 빼입고 참석했다. LG전자재팬을 소개한 뒤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일순 조용해졌다가 오가와 과장의 농담에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고 곧이어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질의응답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일본 기업에 내는 입사 지원서는 어떻게 쓰는 게 효율적인가.

“‘엄격한 아버지, 상냥한 어머니 밑에 장녀로 태어나…’같이 고리타분한 입사 지원서가 의외로 많다. 이건 ‘나를 떨어뜨려 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채용 담당자가 알고 싶은 것은 당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건 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점을 중점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일본 기업은 이미 능력을 갖춘 사람과 향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중 어느 쪽을 선호하나.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아직 미완성이라도 커나갈 수 있는 신입사원을 뽑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뽑을 때가 많다. 딜레마다. LG전자재팬의 경우 신입사원을 뽑아 LG에 필요한 인재로 키우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인재 육성에 자원을 투입하기 힘들어 경력 채용을 우선하는 게 현실이다.”

―채용할 때 학력, 영어실력, 다양한 경험 중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나.

“LG전자재팬은 다양성을 지향한다. 학력만을 중시하진 않는다. 학력 높은 사람을 뽑았더니 업무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지원자의 ‘비전’이다.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는 사람을 뽑고자 한다.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채용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한다.”

―LG전자재팬은 한국 본사 분위기와 많이 다른가.

“하이브리드라고 보면 된다. 10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일본인이 60%, 한국인이 40% 정도다. 본사에서 온 주재원은 10%다. 원칙적으로 일본어를 쓰며 회의도 일본어로 한다. 하지만 본사와 전화할 때는 한국말을 사용한다. 일본인 신입사원들이 가장 놀라는 건 ‘빠르다’는 점과 ‘제안하면 바로 가부 결정이 난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은 아이디어를 내도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호세(法政)대 정치학과 4학년인 장수현 씨(여)는 이날 멘토링을 받은 뒤 “일반 기업 설명회를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질문할 기회가 없었는데 청년드림 도쿄캠프에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유학생들이 모여 조언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히토쓰바시(一橋)대 경영학과 3학년 조성옥 씨(여)도 “일본 내 한국 기업이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초 열릴 2차 멘토링 관련 정보는 KOTRA 인터넷 카페(cafe.naver.com/kotratokyo)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yd-dong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캠프#LG전자재팬#오가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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