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송강호·공유, 누가 더 가슴을 헤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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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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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극장가를 달굴 한국영화 세 편이 잇따라 개봉한다. 공유는 ‘용의자’에서 현란한 액션에 도전했고, 송강호는 ‘변호인’에서 1980년대 시국사건에 뛰어드는 인권변호사로,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에서 누명을 쓰고 이국의 감옥에 갇힌 주부 역으로 처절한 연기를 펼친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그린피쉬·위더스필름·다세포클럽
연말 극장가를 달굴 한국영화 세 편이 잇따라 개봉한다. 공유는 ‘용의자’에서 현란한 액션에 도전했고, 송강호는 ‘변호인’에서 1980년대 시국사건에 뛰어드는 인권변호사로,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에서 누명을 쓰고 이국의 감옥에 갇힌 주부 역으로 처절한 연기를 펼친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그린피쉬·위더스필름·다세포클럽
■ 12월 스크린, 명배우들 3인3색 명불허전

‘집으로 가는길’ 전도연 - 한 여인이 당하는 어이없는 고통 치열하게 열연
‘변호인’ 송강호 - 암울했던 시대에 온몸으로 맞서는 변호사 이야기
‘용의자’ 공유 - 화려한 액션, 그 뒤엔 분단국가 생존의 처절함이…

상차림이 풍성할수록 입은 바쁘다. 12월 극장가가 딱 그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영화가 또 다시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관객의 발걸음 역시 바빠졌다. 성탄과 겨울방학, 연말 시즌을 앞두고 한국영화 기대작이 잇따라 기지개를 편다. 12월 극장가의 흥행 기상도를 ‘명성’과 ‘관록’, ‘패기’의 세 주연배우를 따라 그린다. 그 주인공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과 ‘변호인’의 송강호, 그리고 ‘용의자’의 공유다.

● ‘절창’의 연기..혼신의 내던짐

세 배우들은 자신들의 이름에 값하는 연기와 도전으로 새롭게 관객 앞에 나선다. 가히 ‘명불허전’이다.

11일 개봉작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은 배우 출신 방은진 감독과 손잡고 무력한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사연을 펼쳐 보인다. 지인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하게 되면서 이역만리 외딴 섬에 갇혀 고립무원의 극단적 외로움과 고통에 시달리는 주부 역이다.

전도연은 이를 처절한 연기로 표현하며 관객의 가슴을 헤집어 놓는다. ‘밀양’의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연기력은 여전해서 관객은 전도연의 깊고도 탁월한 극중 모습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는 “캐릭터의 고생스러움과 고통은 그대로 내 것이었다”며 배우의 의무를 말했다.

뒤이어 18일 개봉하는 ‘변호인’의 송강호 역시 ‘관록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1980년대 속물 같은 세무전문 변호사로 살아가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당대의 시대적 분위기에 맞서가는 인권변호사 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는 송강호에 기대며 현실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사회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역설하는 듯하다. 영화 후반부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법정 장면은 송강호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압권의 무대다. “우리가 겪은 힘겨웠던 시간들, 열정으로 살았던 모든 분들을 통해 한 번쯤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고 송강호는 변론한다.

젊은 배우 공유는 말 그대로 ‘패기’의 연기로 관객을 만난다. 24일 선보이는 ‘용의자’는 공유가 드러낼 수 있는 연기와 변신의 폭이 어느 정도일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그만큼 새로운 면모에 도전한 그는 현란한 액션으로 살아 숨쉰다. 북한 특수부대 최정예요원이지만 배신과 음모로 버림받은 그는 남한에서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며 쫓고 쫓기는 치열한 현실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부드러운 이미지의 이제껏 공유를 잊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 실화이거나 실화 같은 이야기

세 작품은 모두 실화이거나 아니면 마치 현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듯한 이야기를 그린다. 한 인간의 어이없는 고통과 이에 무력한 아니 무관심한 사회(집으로 가는 길), 온몸으로, 가장 치열한 모습으로 그에 맞설 수밖에 없었던 암울했던 한 시대(변호인)의 이야기는 실제 벌어졌던 사건을 스크린에 펼쳐 놓으며 또 다른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분단과 대립 속에서 비열하게 자라나는 음모의 현실(용의자)은 실존하는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극적으로 엮어내며 실감의 정도를 높인다.

공유의 액션에 힘을 불어넣은 ‘용의자’의 연출자 원신연 감독은 “사상과 이념이 아니라 생존과 본능의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 하며 또 살아갈 수밖에 없는 당위와 명분과 치열함은 12월 극장가에서 배우들의 열정과 선의의 경쟁으로 재현되는 진정성과 다르지 않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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