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박주영, 내년 1월 이적 승부수 띄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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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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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현재 아스널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다.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 때는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박주영도 살고 대표팀도 산다. 스포츠동아DB
박주영은 현재 아스널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다.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 때는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박주영도 살고 대표팀도 산다. 스포츠동아DB
아스널 웽거 감독 눈밖…출전 기회 희박
홍명보 감독엔 “안 되면 겨울 이적” 약속
위건? 국내 유턴? 브라질행 승부수는?


운명의 시간이 왔다.

박주영(28·아스널)이 결단을 내릴 시기가 됐다.

내년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속했다. 어떤 상대를 만나는지 못지않게 우리가 어떻게 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도 바빠졌다. 12일 귀국하는 홍 감독은 당장 내년 1월 3주 동안 이어질 전지훈련 멤버를 짜야 한다. 상대국 전력분석과 최종엔트리 확정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월드컵을 향한 활시위는 이미 당겨졌다. 사실상 지금부터 월드컵 체제다.

박주영은 홍 감독의 구상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가장 신뢰라는 원 톱 자원이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홍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박주영이 한국 공격수 중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가 지금 경기를 뛰지 못해 감각이 정상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박주영은 올 여름 유럽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거라는 예상을 깨고 아스널에 남았다. 박주영은 2011년 여름 아스널에 입단했지만 벤치로 밀렸다. 리그 컵 3경기, 정규리그 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박주영은 작년 여름 셀타 비고(스페인)로 1년 임대를 갔다. 활약은 기대 이하였고 올 여름 다시 아스널로 복귀했다. 이적이 유력해 보였지만 의외로 박주영은 잔류를 택했다. 박주영의 경기감각이 뚝 떨어져 있어 대표팀에 뽑지 못하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이는 큰 고민거리였다. 홍 감독은 9월 영국을 방문했을 때 박주영을 직접 만났다. 박주영은 그 자리에서 “아스널에서 한 번 더 승부를 걸어보겠다. 안 되면 겨울에 이적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감독은 이를 믿었다. 지금까지 박주영을 한 번도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배려였다.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지만 실패했다.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첼시와 리그 컵 경기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게 전부다. 아스널 웽거 감독의 플랜에 박주영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남은 12월 한 달 동안 대반전이 일어날 확률도 희박하다.

남은 길은 하나다. 박주영은 홍 감독과 약속한대로 내년 1월 열릴 이적시장에서 새 팀을 찾아야 한다. 대표팀만을 위한 게 아니다.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야 박주영도 산다.

일단 박주영은 유럽 내 이적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 10월 제안을 받았던 위건처럼 챔피언십(2부 리그)이라 해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 지금은 자존심이나 연봉 등을 따질 때가 아니다.

만약 유럽 내 이적이 여의치 않으면 국내 유턴도 고려해볼만 하다.

K리그로 돌아와 월드컵 전까지 꾸준히 뛰면서 몸을 끌어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기량을 회복해 월드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뒤 다시 유럽 무대를 노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다.

홍 감독은 박주영을 기다려줄 만큼 기다려줬고 배려할 만큼 배려했다. 이제는 박주영이 응답할 차례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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