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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해병대 캠프 사고 재발방지 약속 왜 안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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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해병대 캠프 사고 재발방지 약속 왜 안지키나”

동아일보입력 2013-12-10 03:00수정 2013-12-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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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청와대 앞 1인시위
“책임자 엄벌-제도개선 빈말뿐 진상규명 안돼… 전면 재조사를”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캠프 사고 유족 가운데 한 명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후식 씨 제공
‘빈말뿐인 현 정부는 속죄하고 반성하라.’

이런 문구를 적은 나무판자를 세워 놓고 하루 종일 주변을 지킨 지 벌써 1주일째. 살갗을 파고드는 겨울 추위쯤은 견디기 어렵지 않다. 차가운 바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유족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아 아쉽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교육부, 수사 당국 등 어느 누구도 시위 현장에 관심이 없어 더더욱 이 겨울이 춥기만 하다.

○ 청와대 앞 1인 시위 나선 유족들


7월 충남 태안 해변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의 유족들은 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당시 사고에서 숨진 공주대사범대부설고 5명의 학생 가운데 이병학 군의 아버지인 이후식 씨(46·유족 대표)는 긴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의 나날이었다. 유족들은 학생들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당국도 처음에는 이를 약속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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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사흘째인 7월 21일 당국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모든 캠프를 중단시키고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이를 수용해 무기한 연기하겠다던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해 힘을 보탰다. 그 후 경찰은 사고의 책임을 물어 캠프 관계 회사인 H사의 이사 김모 씨와 교관 3명 등 모두 4명을 구속했다. 공주대는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당시 이모 교장을 파면했고 교육부는 희생자를 기리는 장학재단 설립을 약속했다.

○ “그렇게 책임자 엄벌과 재발 방지 약속했지만…”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유족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유족들은 “학교 측과 여행사 사이의 리베이트 수수 여부, 캠프 운영 과정의 부실 여부, 관할 태안군과 해경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 등 사고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은 거의 해소되지 않았다”며 “더구나 캠프 계약 및 운영 회사들의 대표들은 하나같이 구속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장학재단 설립 약속은 흐지부지됐다. 모든 처벌을 달게 받겠다던 이 전 교장은 파면 조치가 너무 가혹하다는 취지로 소청심사를 제기했다.

이 씨는 “태안군과 태안해경, 검찰 등에 호소와 항의를 하고 국정감사 현장을 찾아 국회의원들에게도 호소했지만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며 “처음부터 사건을 재수사해 진실을 밝혀내야 일벌백계의 관행을 확립하고 아이들의 명예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따뜻한 밥을 먹을 때마다 먼저 떠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마저 지키지 못할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던 만큼 대통령께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유족들은 이번 시위에 들어가면서 △사고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엄중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사설 해병대 캠프 전면 폐지 △성역 없는 전면 재수사 △교육 당국의 유가족과의 약속 이행 △태안군과 태안해경의 전면 감사 등을 촉구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해병대 캠프#제도개선#책임자 엄벌#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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