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협정 일부 타결… 한국 수출 호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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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세계무역협정 첫 결실
개도국 유리… 국내 농업 영향 적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12년 만에 첫 결실을 봤다. 159개 WTO 회원국이 무역 원활화 등 일부 분야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1995년 WTO 출범 후 처음으로 범세계적인 무역협정이 타결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9차 WTO 각료회의’에서 무역 원활화, 농업 일부 분야 제도 개선, 개발도상국 우대 등 3개 분야로 구성된 ‘발리 패키지’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발리 패키지는 2001년 협상이 시작된 DDA가 12년이 지나도록 회원국 간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하자 타결 가능성이 높은 의제만을 골라 구성한 협정이다. WTO 159개 회원국이 모두 모여 협정 타결을 본 것은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 발효로 WTO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발리 패키지를 통해 회원국들은 통관 절차를 개선해 비관세 교역장벽을 낮추도록 하는 내용의 ‘WTO 무역 원활화’ 협정에 합의했다. 무역 원활화 협정은 2015년 7월 31일까지 WTO 회원국의 동의 절차를 받게 되며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수락하면 해당 회원국에 한해 협정이 발효된다.

국제상업회의소(ICC)와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무역 원활화 협정으로 세계적으로 1조 달러 이상의 수출 증가와 2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이 협정으로 무역 비용이 10%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74%, 수출은 11.3% 늘어날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다봤다.

농업 분야에서는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의 농산물에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초과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할당관세(TRQ)를 개발도상국에 더 유리하게 개선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3년 연속 TRQ 소진율이 65% 미만일 때는 TRQ 적용 방식을 선착순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으나 한국을 포함한 개도국은 이 의무를 면제받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협정이 발효되면 통관 절차가 크게 개선돼 한국 기업의 수출입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며 “최종 협정문에 한국에 유리한 조항이 다수 포함돼 전체적으로 잘된 협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WTO를 통한 다자간 무역협정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한 DDA 협상이 계속 결렬되자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 간 FTA에 집중해 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주성하 기자
#세계무역기구#WTO#도하개발어젠다#D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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