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측근, 軍과 총격전 張 실각사태로 이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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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 다녀온 복수의 中기업인 주장

북한 평양에서 지난달 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의 도화선이 된 총격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복수의 중국 기업인에 따르면 11월 25일 평양에 있는 장 부위원장의 최측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이 관리하는 한 회사에서 장 부부장 측과 북한 인민군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군인들은 갑자기 회사에 들이닥쳐 “김정은 원수님의 지시를 받고 회사를 인수하러 왔다”고 말했고 장 부부장 측 인사들은 “여기가 어디인 줄 아느냐. 장성택 부위원장의 회사”라고 저항했다. 양측의 대치는 결국 총격전으로 이어져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전 직후 장 부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던 제3경제위원회는 이틀 동안 회의를 연 뒤 “인수인계 지시를 받지 못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제3경제위원회는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던 ‘38호실’의 후신으로 각종 이권 사업체를 운영하며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만드는 기관이다.

결국 제3경제위원회의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장 부부장은 장 부위원장의 또 다른 최측근 이용하 행정부 제1부부장과 함께 11월 27일 또는 28일 공개 처형당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을 전한 중국 기업인들은 “장 부위원장이 김정은 집권 이후 제3경제위원회를 통해 돈 되는 알짜배기 회사를 싹쓸이해서 군의 불만이 높았다”고 말했다.

장 부부장은 타일 생산 기업, 화학업체 등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회사를 관리하며 막대한 경제적 이권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 부위원장과 측근들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와 이권을 놓고 다투다 실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서는 경제적 이득을 많이 올리는 회사를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가 권력의 척도가 됐다”며 “경제적 이권을 장악했던 장 부위원장과 군부 간의 갈등이 치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성 채널A기자 sulsul@donga.com
#북한#장성택#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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