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풀려난 뉴먼씨 “북한음식 몸에 좋지만 다시 가지는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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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 42일 만에 美 가족 품으로
바이든 부통령 ‘전용기 동승’ 제의에 “민항기 타고 더 빨리 가겠다” 고사

미국인 6·25전쟁 참전용사 메릴 뉴먼 씨(85)가 북한 억류 42일 만인 7일 풀려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의 가족 품에 안겼다. 북한 당국은 전쟁 당시 북한 주민들에게 적대행위를 한 혐의를 씌웠던 그를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태워 추방했다.

뉴먼 씨는 7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린 뒤 “멋진 귀향이다. 피곤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다. 우리가 받은 모든 도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과 함께 공항을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그는 오랜 감금생활과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짧은 대답 속에 재치를 잃지 않았다.

집에 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신발을 벗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북한의 음식은 어땠느냐고 묻자 “건강에 좋았다”며 웃었다. 북한에 다시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대답했다. 뉴먼 씨는 그러나 북한에서 억류될 당시 상황과 감금 생활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AP통신에 따르면 뉴먼 씨는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 자신을 석방한 북한 정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주중 미 대사관 직원이 그를 맞았고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대사관 의료진이 약품을 들고 나왔고 비행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뉴먼 씨가 베이징 공항에 내릴 당시 한국에서 아시아 순방 일정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에 동승할 것을 제의했지만 뉴먼 씨는 민항기를 타고 더 빨리 가겠다며 고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북한이 애초에 잡아두지 말아야 할 사람을 석방했다”며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는 케네스 배(배준호) 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배 씨의 가족들도 뉴먼 씨의 석방을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배 씨 석방을 희망했다.

뉴먼 씨는 북한 관광을 마치고 귀환하려던 10월 26일 평양공항에서 억류됐다. 북한 당국은 그가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시기 구월산 일대에서 정탐, 파괴 행위를 벌이던 간첩 및 테러분자와 그 족속들을 찾아내 남조선의 반공화국 모략 단체인 ‘구월산유격군전우회’와 연계시키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30일 그의 사죄문을 공개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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