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지우가 시청률 걱정할까 2%짜리도 해봤다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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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9일 07시 00분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연기의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이성재. 그는 현장 분위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연기의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이성재. 그는 현장 분위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수상한 가정부’ 마친 이성재

여배우가 촬영장에서 최고로 빛나야
최상의 컨디션 유지…어설픈 유머도
실제 기러기 아빠…TV로 가족 만나
제2 전성기? 내겐 아직 전성기 안와


올해 여름, 연기자 이성재는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남주인공 역을 제의 받고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안에서 ‘출연할까? 말까’ 망설이다 “그래 한 번 해보자!” “재미있겠다”고 결심하고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그의 판단은 예상대로 좋은 결과를 낳았고, 시청률보다 더 큰 ‘선물’을 받았다.
배우에게는 자신의 모든 출연작이 남다르겠지만, 이성재에게 ‘수상한 가정부’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무대였다. 그는 극중에서처럼 실제로도 4년차 ‘기러기아빠’다. 드라마에서는 ‘생활비를 송금해주는 ATM기계’라고 푸념했지만,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아빠 제비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멀리 있는 두 딸 생각이 났고, 극중 아내에게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대사를 할 땐 아내 생각이 많이 났다. 함께 있을 때 잘 해주지 못한 게 미안했다. 공기의 소중함을 당장은 모르는 것처럼, 건강하실 때 부모님께도 ‘더 잘 할걸’ 후회가 든다. 깨우쳐가고 있다.”

그가 2년 동안 쉼 없이 드라마 ‘아내의 자격’ ‘아들녀석들’ ‘구가의 서’,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한 것도 아빠이자 아들의 모습을 자주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딸아이들은 드라마 속 아이들을 더 예뻐하는 것 같다며 질투를 한다. 안사람은 항상 눈물을 흘리며 본다고 하더라.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는 TV에서 아들이 자주 보여 기뻐하신다.”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그런 그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는 낯설지 않다. 드라마 촬영 전 만난 최지우에게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을 받쳐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배우는 촬영장에서 최고로 빛나야 한다. 최지우가 극의 중심이 돼 이끌어가는 작품이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게 어설픈 유머라도 발휘하고, 좋은 기사가 나오면 스크랩해 보내준다. 때로 시청률을 걱정하면 ‘난 2% 짜리도 해봤다’며 위로 아닌 위로도 건넸다. 하하!”

그러면서 최지우에게 부츠를 선물하고, 극중 네 아이들에게도 작은 선물을 하나씩 건넸다. 그는 ‘외적인 내조’라고 했다.

“배우에게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촬영을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시청률은 보너스다. 잘 나오지 않아도 현장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최고다.”

힘겨운 고비를 넘어선 뒤 찾은 또 하나의 ‘교훈’이다. 전작인 ‘구가의 서’를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기가 ‘노동’이라는 생각을 한 뒤였다.

“사극이 처음이라 힘든 것도 있었다. 옷도 불편하고, 웃으면 수염이 떨어져 맘대로 웃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어깨만 나오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대사도 없이 내가 여기서 뭐하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촬영의 일부였다.”

고비는 또 다른 활력을 되찾아주었다. 누군가는 제2의 전성기라고 했다.

“드라마에서 오랜만에 그런 역할을 해 신선하게 봐준 것 같다. 자꾸 ‘제2의 전성기’라고 하는데, 내겐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 이제 제대로 된 전성기를 보여줄 것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ag.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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