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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가슴 먹먹할때 불렀던 그 노래… 뮤지컬무대로 김광석 불러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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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가슴 먹먹할때 불렀던 그 노래… 뮤지컬무대로 김광석 불러냈소”

동아일보입력 2013-12-09 03:00수정 2013-1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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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쓰고 연출까지… 뮤지컬 도전하는 장진 감독
연습실의 장진 연출은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다. 이곳저곳을 오가며 배우들과 섞여 연기 시범을 보이고 노래를 불렀다. 그는 “연기에 대해 배우들과 진 빠질 정도로 얘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해 아쉽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광석의 노래를 재료로 뮤지컬 만들기. 가슴 벅찬 행복감과 그만큼의 부담감을 함께 짊어져야 하는 작업이다. 16일 막을 올리는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김광석이 부른 노래 중 24곡을 추려 다섯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얹어냈다.

장진 연출(42)은 1992년 서울에서 시작해 현재로 이어지는 대본을 썼다.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연습실 부근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팬이었다면 누구나 저마다의 깊은 사연을 품게 하는 김광석의 노래가 그에게는 어떤 기억인지부터 물었다.

“주사(酒邪)지 뭐. 술 먹으면 그의 노래를 찾고. 어느 때부턴가 얼큰해서 노래 부르면 ‘또 김광석 노래냐’ 핀잔 듣고. 연습하다가 문득문득 감정이 북받친다.”


―김광석은 사랑 노래를 적잖이 불렀지만 ‘로맨틱한 가수’로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다. 그의 노래는 어떤 음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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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한 발라드는 들으면서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대로 김광석의 노래는 살아가다 가슴 먹먹한 상황을 맞았을 때 가슴속에서 흘러나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술에 취해 비틀비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노래방에서 열창했던 발라드가 생각나던가. 흥얼거리게 되는 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다. 이번 작품 1막을 관통하는 테마곡이다.”

―연극 ‘택시드리벌’과 영화 ‘간첩 리철진’(각본·감독) ‘웰컴 투 동막골’(각본) 등 여러 작품을 만들었지만 뮤지컬은 처음이다. 불안감은 없나.

“초연인 데다 처음 경험하는 장르다 보니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올려질지 예상이 안 된다. 짧지 않은 러닝타임(150분)도 살짝 걱정이다. 관객이 이야기 흐름을 타면 길어도 문제될 것 없다. 다만 내가 지금 생각하는 이야기 리듬이 뮤지컬에서 어떤 흐름을 보일지, 내 예상대로 관객이 체감을 할지, 감이 안 오는 부분이 있다. 3D(3차원) 그래픽으로 쉰 살이 된 김광석을 보여준다는 계획도 최종 리허설에서 판단해 품질이 부족하면 뺄 거다.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공연 마지막 날 새 장면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1992년 대학가가 배경이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건가.

“자전적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20대 때 그 시대를 통과한 작가의 입장에서 쓴 것뿐이다. 또래들과 공유하던 언어,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뒀던 말들이 나도 모르게 대사에 배어 나왔다.”

―지난해 9월 시작해 2월에 대본 초고가 나왔다. 개막까지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 노래 합창 편곡만 기다리고 있다. 선율만 악보로 남아 있던 ‘12월’이 2막의 테마다. 편곡은 돈 스파이크가 맡았는데 부담된다고 어제 죽는 소리를 하더라. 문자메시지로 사람 맥박 느낀 건 처음이다. 하하. 스케일 있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워낙 탁월한 친구니까 걱정 안 한다.”

―김광석의 팬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제일 난감하고 화날 때가 비판의 화살이 나 아닌 배우나 음악으로 향하는 상황이다. 어떤 평가든 화살은 연출자인 나에게 와야 한다. 내가 욕을 먹는 건 마음 편안하다. 편곡, 연기, 무대장치…. 최종 확인은 뭐든 다 연출 몫이다. 정당한 질책과 칭찬이 고르게 나와 주면 좋겠다.”

―뮤지컬 이후의 작업 계획은 어떤가.

“영화 하나 개봉 준비하고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개·폐막식 연출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좀 덩치 큰 영화 몇 개 준비하던 걸 내놓을 수 있을 거다. 실은 제발 조용히 글 좀 쓰고 싶다. 매체문학 말고 짧은 소설 같은 순수문학. 출판이 목적은 아니다. 요즘 쓰는 데 도무지 시간을 들이지 못해서 습작 쌓인 게 없다. 누군가가 숙제를 내주지 않는 이상 내 나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편지 아닐까 싶다. 틈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에게 메일 한 통씩이라도 쓰면서 지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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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 김준수 오소연 김예원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 송영창 출연. 2014년 1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5만∼14만 원. 1544-1555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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