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지몬 “한국 중소기업 살길은 세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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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피터 드러커’ 지몬 방한

“한국에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세계화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혁신을 한다 해도 내수시장에 갇혀 있으면 소용없습니다.”

‘독일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경영학자이자 컨설팅회사 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를 운영하는 헤르만 지몬 회장(사진)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단과 독일 연구기관 프라운호퍼가 주최한 ‘한독 기술협력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지몬 회장은 중소기업이 세계화하려면 ‘인력과 정신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단순히 해외에 물건을 파는 것보다 현지에 지사를 세워 인력을 파견하고, 그 전에 유학이나 해외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계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저서 ‘히든 챔피언’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의 중요성을 역설한 그는 “독일 수출의 70%를 히든 챔피언이 맡고 있다”며 “아직도 20억 명의 인구가 식수와 전기, 대중교통이 없이 살아갈 정도로 낙후된 곳이 많아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은 크다”고 말했다.

지몬 회장이 정의하는 히든 챔피언은 매출은 크지 않지만 시장점유율은 세계 3위 이내이거나 소속 대륙 내 1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이런 기준에 대입하면 세계적으로 2734개 히든 챔피언이 있고, 이 중 1307개가 독일에 있다. 그는 독일에 히든 챔피언이 많은 이유로 기술적 우위, 산학협력, 직업 훈련 외에 ‘국제화 DNA’를 꼽았다.

그러나 국내에는 절삭공구회사 와이지원, 오토바이 헬멧 회사 홍진HJC 등 23개뿐이다. 그는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 히든 챔피언이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로 중소기업을 존경하지 않는 문화를 들었다.

지몬 회장은 중소기업의 위상을 키우기 위해 중소기업에서 20∼30년간 제조업에 종사한 마이스터(匠人)들이 대기업 간부들보다 더 존경받고, 기술자들이 사무직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헤르만 지몬#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중소기업의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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