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35A 구매땐 기술문서 수십만쪽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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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록히드마틴 국제사업 이사 밝혀
“정비위해 美-日로 가는 일 없을것… 가격 2016년 대당 1억달러 미만”

미국 남부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의 F-35 생산공장. 이곳에서는 앞 뒤 중간 동체와 날개 등 네 부분을 따로 제작 조립해 한 달에 17기의 전투기를 생산한다. 록히드마틴 제공
미국 남부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의 F-35 생산공장. 이곳에서는 앞 뒤 중간 동체와 날개 등 네 부분을 따로 제작 조립해 한 달에 17기의 전투기를 생산한다. 록히드마틴 제공
세계 항공 군수 분야 선도 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데이브 스콧 F-35 국제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4일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F-35A를 구매하면 한국형전투기사업(KFX)에 필요한 수십만 쪽의 기술 관련 문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이사는 이날 버지니아 주 알링턴 사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F-35A 구매에 따른 혜택을 설명했다.

그는 “차기전투기사업을 지원하는 수백 명의 전문인력도 한국에 파견할 예정이어서 한국이 F-35A기의 유지, 보수, 정비를 위해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한국 공군이 차기 주력 전투기로 F-35A를 확정했지만 록히드마틴이 기술 이전과 유지보수 지원 등에 미온적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 기자단 초청 및 설명 행사는 주력 전투기 선정 후 최종 계약을 위한 홍보를 위해 마련됐다.

이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이미 10개국이 록히드마틴과 F-35 도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군사위성 프로그램과 수십만 쪽에 이르는 기술 관련 문서, 인력 지원 등 수조 원에 이르는 대가를 절충 교역 형태로 제공받기로 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콧 이사는 엔진을 포함한 F-35 기체 가격은 현재 대당 1억 달러를 넘지만 한국이 도입하게 되는 2016년에는 대량생산에 따라 1억 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2018년에는 8500만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도입 가격은 관련 장비·부품과 훈련 유지·보수비 등이 붙어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콧 이사는 한국이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고 상황에 따라 보잉의 F-15SE나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20대를 추가로 사들이는 혼합 구매 방식에 대해서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인 F-35의 가격이 앞으로 더 내려가 다른 4세대 전투기들과 가격차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능력이 인정된 F-35 전투기를 차기 주력 전투기로 도입한다면 주변 국가들이 한국의 영공을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는 억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스콧 이사는 최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으로 촉발된 아시아 항공영토 분쟁에 한국의 F-35 도입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F-35가 미사일 등 무기 장착 용량이 적어 북한과의 전면전 등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텔스 기능이 줄어들긴 하지만 전투기 내부에 4기, 외부에 10기의 미사일을 장착해 투하할 수 있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사옥 1층에는 직접 F-35 조종석에 앉아 가상비행을 할 수 있는 전투기 모의시현센터가 설치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조종석에 앉자 스텔스 기능이 최강점인 F-35를 직접 운전해 방공레이더망의 식별과 지대공 미사일의 요격을 피해 적진을 미사일로 초토화하고 돌아오는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과거 4세대 전투기에서 볼 수 있었던 복잡한 계기판은 사라지고 몇 개의 터치패드만 눈에 들어왔다. 실제 F-35 조종사들은 헬멧 앞 투명 스크린에 펼쳐지는 정보들로 외부 상황을 인식하고 전투기 운항과 공격 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포트워스·에글린공군기지=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 록히드마틴사#전투기#F-3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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