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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자문단 위원들, 朴대통령 동북아 외교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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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자문단 위원들, 朴대통령 동북아 외교에 쓴소리

동아일보입력 2013-12-06 03:00수정 2013-12-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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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전략 어정쩡… 美中日 모두에 불신당할 우려”
“‘중국 너희가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 선포하고 철회하지 않으니 우리도 한다’ 식의 단선적 대응은 잘못이다.”

“한국 미국 일본의 안전보장이 확고하지 않으면 중국과 제대로 된 전략적 소통이 어렵다.”

“정부의 국방 외교 전략이 모호해 미국 중국 일본 모두의 불신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동북아 불신을 극복할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성공하려면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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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는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 소속 위원들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시험대에 오른 박근혜 외교에 대해 이런 요지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동아일보는 3∼5일 국가안보자문단 소속 위원인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81), 김석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장(68·전 통일원 차관), 김재창 한국국방안보포럼 총재(73·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박용옥 평안남도지사(71·전 국방부 차관),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장(56·성균관대 교수),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73·전 주중대사), 황병무 전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74·가나다순) 등 7명의 위원을 취재했다. 위원 10명 가운데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취재를 사양했다.

○ 중국에 방공식별구역 철회 요구는 본전 못 건진 오판

▽박용옥 지사=한국 정부가 한중 국방차관급 회담 등에서 중국에 방공식별구역 철회를 요구한 것은 한번 해본 소리인지 모르지만 본전도 못 건진 이해할 수 없는 오판이었다.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철회할 리 있나. 오히려 ‘우리도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돌하지 않도록 잘 협의하자’고 했어야 한다. 국방부가 그 정도 판단도 못하나.

▽정종욱 교수=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를 포함시키는 건 당연하지만 ‘중국 너희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한편으론 으르렁거리고 다투면서도 서로 협의하고 협력하는, 싸우면서 대화하고 협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숙종 원장=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해 중국과 일본이 내셔널리즘으로 강경하게 나온다고 한국까지 그러면 안 된다. 미국은 미중, 중-일, 한일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없다.

▽황병무 전 소장=한일 간에 균열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중 간 긴장까지 높아지면 동북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다.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으면서 한중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대륙붕 경계선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 한미일 안전보장 없이 중국과 전략적 대화 못해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방공식별구역 사태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건 힘이 없어서다. 왜냐, 현재 한미일 협력의 안전보장 체제가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전보장의 백그라운드가 없는 상황에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한국에 압력을 가할 때 한국이 대응할 힘이 있겠나. 정부가 균형외교를 표방하면서도 안전보장이 경제협력보다 우선순위임을 헷갈리면 안 된다. 미국과 ‘새로운 대국관계’를 형성하려는 중국에 대처하려면 한미일 안전보장을 바탕으로 중국이 패권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해야 한다.

▽박 지사=정부의 국방과 외교 전략이 모호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중국은 경제파트너, 미국은 안보파트너라는 점, 안보가 걸린 상황에선 동맹이 우선이라는 점을 중국이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미국에도 그렇게 신뢰를 줘야 한다. 지금처럼 미국은 한국이 중국에 붙으려는지 의심하고 중국은 한국이 여전히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미중일 모두로부터 불신당하고 고립당할 수 있다.

▽정 교수=한국 외교가 20년 가까이 북한 문제에 너무 몰입해 동북아나 국제문제를 크게 다루고 보는 실력을 키우지 못했다. 대통령국가안보실이 아직 제대로 자리 잡은 상황이 아니다. 국가안보실이 빨리 동북아 정세 변화에 따라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냉정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외교 전략을 구체화할 역량과 인적 구성을 갖춰야 한다.

○ 한일관계 악화로 구멍 뚫린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이 원장=동북아평화협력구상으로 매개자, 교량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박근혜 정부가 동북아 상황이 어려운 지금 외교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이 중국 일본과 다 사이가 좋아야 그 역할을 주도할 수 있다. 그러려면 한일관계 복원이 중요하다.

▽강 전 장관=미국이 국방예산을 줄이면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를 일본에 의지하게 된 이상 일본과의 관계 개선 없이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도 불명확하다.

▽박 지사=한국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하며 각을 세우는 게 능사가 아니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는 상황에선 실익이 없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한국에 해가 안 되도록 하는 걸 외교안보 전략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김석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장=한중일은 방공식별구역뿐만 아니라 환경과 에너지 문제 등 이해가 중첩되는 분야가 많다. 방공식별구역 등으로 한중일의 이해가 상충돼 갈등할 때 한국이 3국 협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동북아 신뢰를 넓히는 계기로 삼을 지혜가 필요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가안보자문단#방공식별구역#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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