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朴대통령 사퇴” 첫 공식요구,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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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날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이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가운데 나승구 대표신부는 5일 "대통령이 부정선거에 의해서 됐든 아니든, 일단 취임한 대통령이 정말 해야 할 국정에 대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신부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퇴촉구 이유와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실 사퇴라고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의미심장한 이야기일 수 있다"며 "당장 여기서 끝내라 이럴 수도 있고, 이 엄중한 문제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라라고 하는 말씀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신부는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결정 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사퇴요구를 한 적이 있다면서 "저희는 사퇴가 즉각적으로 여기서 모든 국정을 끝내라 하고 국정에 혼란을 야기시켜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에 대해서 좀 더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책임감을 갔고 임해 달라는 주문이라는 것.

이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관한) 명백한 진상규명, 그렇다면 진상규명이 되면 우리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이다라고 하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그다음에는 재신임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4일 공식입장을 통해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는 전주교구의 박 대통령 사퇴 촉구가 나온 지 12일 만의 입장 발표로 사제단 전국단위 공식 입장으로는 처음이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저항은 믿음의 맥박이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개신교와 불교, 원불교에 이어 천도교까지 관권 부정선거를 고백하고 대통령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며 "지금이라도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남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전주교구 사제단의 시국기도회는 민주주의 토대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현실에 위기감을 느껴 마련된 자리"라며 "그러나 대통령과 각료, 여당은 시국기도회의 취지를 왜곡하고 이념의 굴레까지 뒤집어 씌움으로써 한국 천주교회를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재신임 확인 등을 통해 떳떳한 대통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충고했지만 부정선거를 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종북몰이' 먹잇감으로 삼았다"며 "양심과 명령에 따른 사제들의 목소리를 빨갱이 선동으로 몰고 가는 작태는 뒤가 구린 권력마다 반복해온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사제단은 "독선과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포정치의 수명은 길지 않다"며 "권력에 저항할 때마다 역사는 교회에 무거운 대가를 요구해왔고 피로 얼룩진 순교역사가 이를 단적으로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부정의 책임을 묻는 일이 고난을 초래하더라도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앞으로 교구별 릴레이 시국미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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