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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이 “나는 하층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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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이 “나는 하층민”

동아일보입력 2013-12-05 03:00수정 2013-12-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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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3 사회조사 결과’ 1988년 조사 이후 최고 수준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 사는 회사원 심모 씨(37)의 한 달 소득은 약 400만 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4800만 원 수준이다. 정부가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내놓은 중산층 상한선이 연소득 55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심 씨는 소득 중위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심 씨는 늘 “돈에 쪼들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4세, 2세 두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에 적금, 보험 등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때로 외식도 하며 살지만 살림이 빠듯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심 씨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내년 3월이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끝난다. 같은 아파트 단지의 전세금과 비교해 보면 2000만∼3000만 원 전세금이 오를 것 같다.


그는 “적금을 깰 수는 없고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아내가 육아를 위해 휴직 중이라 혼자 벌어 이자비용까지 감당할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에 가까운 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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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경제에 대한 국민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고용안정성,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서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4일 통계청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만7664가구의 가구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7%가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층’이라는 응답자는 51.4%, ‘상층’이라는 답변은 1.9%에 불과했다.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답한 비율은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88년(약 37%)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09년 42%, 2011년 45%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중간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1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비율과 평생 노력해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각각 60%로 집계됐다. 언제든지 사회경제적으로 ‘하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또 19세 이상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본인의 소득에 만족하는 사람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은 88%에 달했다.

이는 2009년 소득 만족도인 14%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아래로 추락한 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의 절대액은 늘었지만 국민 스스로 살림살이가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고 있다”며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과 비교해 올해 가구부채가 늘었다고 답한 가구는 가구부채가 감소했다고 답한 가구의 2배 수준이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부)는 “현재 국민들은 과거의 자신 혹은 주변의 타인과 비교해 모두 상대적인 경제적 박탈감을 안고 산다”며 “앞으로 경제가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 현재의 만족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 국민의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하층민#2013년 사회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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