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이버심리전 마당된 유튜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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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방영된 조선중앙TV 뉴스 뜨고… 대남 선전용 사이트 동영상도 수두룩…

‘DPRKMusicChannel’이란 아이디를 가진 사용자가 4일 저녁 유튜브에 올린 김일성 우상화 가요 ‘만경대 노래’. 이 노래는 월북 작가 조영출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튜브 화면 캡처
‘DPRKMusicChannel’이란 아이디를 가진 사용자가 4일 저녁 유튜브에 올린 김일성 우상화 가요 ‘만경대 노래’. 이 노래는 월북 작가 조영출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튜브 화면 캡처
북한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활발히 방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에서 ‘DPRK(북한의 영문 약자)’로 검색하면 조선중앙TV 뉴스, 북한 기록영화 및 혁명가요 등의 영상물들을 방송하는 채널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개인 채널을 만든 후 영상물을 인터넷에 올려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다.

이 중 ‘tonpomail’이란 아이디의 운영자가 2012년 5월 12일 개설한 채널에서는 전날 방영된 조선중앙TV 뉴스가 바로 다음 날 올라오고 있다. 4일에는 ‘주체102(2013)년 12월 3일 중앙텔레비죤 17시보도’란 제목의 뉴스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북한은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영상에서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발언 내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활동 내용,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전하며 남한 정부를 ‘유신독재’, ‘부정선거정부’로 비난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남남(南南)갈등을 유발할 만한 북한의 주장이 여과 없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도 인터넷 사이트로는 남한에서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영상물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선전용 채널은 ‘DPRKMusicChannel’ ‘DPR of korea channel’ ‘stimmekoreas’ 등의 아이디로 다수 만들어져 있다. 이 채널들은 2010∼2102년 개설됐으며 특히 ‘stimmekoreas’란 아이디의 사용자가 운영하는 채널은 현재 구독자만 1만914명이고 올린 동영상 개수만 1951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유튜브 동영상에 대해 국내 접속 차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올해만 이적 사이트 및 영상물 625개의 접속을 차단했고 적발되는 대로 유튜브에 있는 북한 채널도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일일이 모든 채널들을 차단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미국에 서버가 있어 이적 동영상 삭제 조치는 내릴 수 없지만 국내에서 접속은 막을 수 있다. 경찰은 “유튜브 서버가 미국에 있어 정확히 누가 이런 영상들을 올리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사이버심리전 관련 요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최근 북한은 사이버심리전의 활동반경을 유튜브 및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넓혔다”고 밝혔다. 지식인연대 측은 “북한은 김정숙사범대학 및 각 사범대학의 국문과를 졸업한 글쓰기 능력이 우수한 인재들과 평양컴퓨터기술대학 졸업생같이 영상물 등을 잘 다룰 줄 아는 컴퓨터 기술자를 골고루 모집해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 9월부터는 인민군 총참모부 예하의 적와해공작국 212소 사이버 심리전부대의 규모를 종전 500명에서 3000명 가까이로 늘려 적극적으로 남한 사회 내부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북한#유튜브#조선중앙TV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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