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 후폭풍]“김정은 1人체제 공고화 마지막 단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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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한 숙청은 金 권력 불안정 반증”
한미전문가들 엇갈린 평가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여부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장성택 측근의 공개처형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독재체제 공고화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통제력을 쥐고 최고위 당국자들을 숙청해도 될 정도의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가 마지막 단계에 왔다”며 “김정은이 아닌 어떤 세력도 북한의 권좌를 넘볼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탈북 1호 국회의원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 대중에게 2인자는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각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장성택과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권력 경쟁을 부채질하면서 한 명이 정리되는 쪽으로 유도했을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서 사유재산 인정 등 경제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장성택이 방해가 돼 최룡해의 손을 들어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 앤젤로 주립대 교수는 “잦은 숙청과 고위직 교체는 김정은의 권력이 아직 미약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장성택 실각이 사실이라면 김정일 사망 이후 존재해 온 체제의 불안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 사망 후 장성택이 북한의 ‘2인자’였다는 지금까지의 관측은 다소 과장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태안보국장은 “나이 어린 김정은에 대한 ‘섭정 정치’가 예상보다 빨리 끝난 것”이라며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를 가속화하려 하거나,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자를 제거하려 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과오를 처벌하려 하거나 등 세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북한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금은 대화 공세를 하고 있지만 조만간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전술적인 군사적 충돌과 같은 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장성택의 실각을 체제 안정화를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같은 결과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룡해는 강경파라기보다 수령이 원하는 대로 맞추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재 핵개발과 경제성장의 병진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김정은의 정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북한#장성택#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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