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심수창 “롯데가 내 마지막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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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5일 07시 00분


심수창에게는 그동안 ‘잘 생긴 선수’라는 말은 뒤따랐지만 ‘뛰어난 투수’라는 평가는 많지 않았다. 새 소속팀 롯데는 심수창이 잘 던지는 투수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스포츠동아DB
심수창에게는 그동안 ‘잘 생긴 선수’라는 말은 뒤따랐지만 ‘뛰어난 투수’라는 평가는 많지 않았다. 새 소속팀 롯데는 심수창이 잘 던지는 투수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스포츠동아DB
■ 롯데 우완 정통파투수 심수창

이달 중순 괌서 ‘개인캠프’ 훈련
배명고 1년선배 김성배 등 동행
“1군서 살아남는 게 보답하는 길”

롯데는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2명의 선수를 뽑았다. 내야수 이여상(29)과 투수 심수창(32)이었다. 이여상은 내야 백업자원이 절실했기에 뽑았다 치더라도, 심수창은 다소 의외였다. 올 시즌 1군 1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투수를 잡았기 때문이다.

롯데 구단 안팎에선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심수창은 2011년 7월 31일 박병호와 함께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넥센 사령탑이 김 감독, 투수코치가 정 코치였는데 명투수 출신인 둘은 우완 정통파를 유독 좋아했다. 심수창은 그 덕에 넥센에서 개인 최다연패(18연패) 기록을 끊고 786일 만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2011년 8월 9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그 인연이 다시 야구인생의 벼랑 끝에 몰렸던 심수창을 롯데로 이끌었다.

● 마지막에서 새로움을 찾겠다!

심수창은 12월 중순 괌으로 떠날 예정이다.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 개인캠프를 차린다. 캠프 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김성배 등 롯데의 뜻 맞는 선배들과 동행할 계획이다. 심수창에게 롯데는 LG, 넥센에 이어 3번째 팀이지만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다. “LG에서 넥센으로 옮길 때, 트레이드 마감 직전에 발표가 나서 너무 놀랐던 기억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40인 보호선수 안에 들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넥센에서 2011년 2승13패, 2012년 5패가 전부였다. 올 시즌은 1군에서 1경기도 못 던졌다. 처음에는 몸부림을 쳐봤지만 갈수록 의욕이 떨어졌다. 넥센 2군 캠프지인 전남 강진에서의 생활은 힘겨웠다. 야구인생에 어떤 돌파구가 필요한 마음으로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 갔는데, 그 때 2차 드래프트가 시행됐다. 롯데의 마무리캠프지도 마침 근처였다. “통보를 받고 바로 짐을 쌌다. 롯데 매니저가 데리러 왔다.” 캠프지에서의 트레이드, 기분이 좋을 리 없었지만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샘솟았다.

배명고 1년 선배 김성배와 김승회는 심수창의 마음을 알아줬다. 김성배는 2차 드래프트 선배다. 김성배는 “바로 그런 기분을 나도 느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심수창을 다독여줬다. 김승회도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로 롯데로 왔다. 롯데는 배명고 3총사의 힐링캠프가 된 셈이다.

● 야구를 잘 하고픈 마음뿐이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는 다시 본 심수창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심수창도 말을 아낀다. 혹시라도 편애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면 두 지도자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최고의 보답은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믿는다. 넥센 때부터 믿었던 지도자들이기에 하라는 대로 다할 생각이다.

심수창이 또 하나 꺼려하는 것은 “잘 생겼다”는 얘기다. “‘잘 생긴 것 믿고 야구에 소홀하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라고 그는 말했다. 심수창은 “야구를 잘 하고 싶다”고 다짐하듯 되뇌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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