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별’은 왜 ‘하이킥’이 못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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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5일 07시 00분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하이킥’ 김병욱PD 신작 불구 부진
포맷 식상…잦은 편성 변화도 혼란


케이블채널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감자별·사진)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이킥’ 시리즈의 연출자 김병욱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시청률면에서는 여전히 그 존재감이 미미하다.

‘감자별’은 지구로 날아온 의문의 행성 감자별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 김병욱 PD의 전작들처럼 다소 특이한 소재를 다룬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처럼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사회상을 담거나 김 PD만의 ‘화장실 코드’라 불리는 생리현상에 관한 스토리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또 희극과 비극을 섞은 ‘희비극’ 스타일로 시트콤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새드엔딩, 미스터리, 서스펜스 등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 크지 않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유인나 이종석,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윤계상 이종석 박하선을 카메오로 대거 등장시켰지만 ‘하이킥’의 후광을 이어가거나 넘어서기에는 장벽이 높았다. 특이한 캐릭터를 지닌 가족의 해프닝이라는 포맷도 식상함을 안기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외부적 환경도 크게 작용했다. ‘감자별’은 당초 월∼목요일 밤 9시15분 편성으로 지상파 방송과 정면승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앞두고 주인공 하연수의 부상으로 월·화요일 8시50분으로 편성이 바뀌는 등 잦은 변화가 혼돈을 주면서 고정 시청자층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김병욱 PD의 시트콤이라는 색깔이 강해 마니아 팬을 모을 수 있지만 비교적 편성 운용 등이 자유롭다는 케이블채널의 장점이 오히려 큰 단점으로 작용한 사례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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