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컬 ‘친구’, “부산을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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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4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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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9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친구’(제작 영화의전당·비오엠코리아·프로듀서 최용석)가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 힘이 넘치는 안무로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의 힘을 지녔다는 평가다.

원작 영화가 남자들의 터프한 세계에 집중했다면 시네뮤지컬 ‘친구’의 메인테마는 ‘사랑’이다. 동수, 준석, 진숙의 삼각관계를 세밀하게 파고들면서 내러티브의 줄기를 움켜쥔다.

준석과 동수, 두 남자의 긴장과 대립 사이에 감추어진 가족, 사랑, 조직, 정치적 입장 등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뒷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무대 위에서 풀려 나간다.

어머니와 진숙을 그리워하는 동수의 솔로 ‘분냄새’, 대립의 마지막 순간 동수와 준석이 부르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네’, 친구에서 적으로 돌아서는 팽팽한 긴장의 순간을 그린 ‘강을 건너지 마오, 친구’, 격정적인 싸움을 표현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의 음악이 관객의 감성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인다.

특히 뮤지컬에서 보기 드문 남자배우들의 합창장면이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화 ‘친구’의 명장면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엿보는 것도 이 작품을 관람하는 중요 팁. 제작단계부터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도심 질주장면은 이창민이 부른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를 배경으로 무대 전체를 넓게 활용해 배우들이 종횡무진 질주한다. 네 명의 친구로 시작되는 질주는 이어 모든 남자배우들의 질주로 변한다. 관객들은 마치 자신들이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함께 달리는 듯한 ‘질주감’을 만끽하게 된다.

조직 폭력배 간의 싸움을 보여주는 잔혹한 장면들은 최인숙 안무감독이 아름답고 파워풀한 안무로 승화시켰다.

기대를 모은 안재모와 이창민(2AM)의 연기도 부산관객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안재모는 뮤지컬 데뷔무대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완벽한 ‘동수’를 표현해냈다. 뮤지컬 배우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창민은 ‘준석’ 역을 맡아 무뚝뚝하고 투박하지만 그 안에 감추어진 따뜻한 속내를 부산 사나이 특유의 감성으로 드러냈다. 조형균, 김찬호, 조윤영 등의 연기도 부산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부산남자들의 거칠면서도 깊은 사랑과 우정을 그린 시네컬 ‘친구’는 1월 12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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