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합편성채널 2년, 지상파 독과점 깨고 선택권 넓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동아미디어그룹의 채널A와 TV조선, JTBC, MBN 등 4개 종합편성채널이 첫 방송을 시작한 지 2년을 맞았다. 종편은 보도 교양 오락 등 모든 장르를 종합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채널로 급변하는 정치사회 환경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했다. 요즘 종편 4사의 시청률을 합하면 6%대에 이른다.

신문과 방송의 미디어 칸막이를 없앤 융합 매체답게 종편은 시사 보도 장르의 새로운 전기(轉機)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 구성의 차별화, 새로운 포맷, 심층성과 집중성을 살린 보도로 지상파TV의 독과점 시장을 흔들었다. 특히 채널A는 박근혜 정부 인사 검증에서 계속된 특종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 장남의 병역 특혜 의혹을 처음 보도해 사퇴를 이끌어 냈고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재산 보도를 주도하는 등 ‘사회적 감시견’이라는 언론 역할의 진수를 보였다.

지상파들이 ‘버린 시간대’로 여기던 평일 낮 시간을 시사와 심층 토론 프로그램으로 살려낸 점도 종편의 성과로 꼽힌다. 중장년 시청자들을 낮시간대에 종편에 끌어들임으로써 국가적 의제(議題)와 사회 문제에 관해 식견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종편의 보도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대 윤석민 교수(언론정보학)는 “보도 프로그램이야말로 미디어가 내보낼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유형의 콘텐츠”라고 강조한다. 현행 방송법은 종편의 과잉오락화를 막기 위해 ‘오락 프로그램을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50% 이하로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간 죽이기용 오락 프로그램과 막장 드라마에 치중한 방송이 더 위험하다.

종편은 아직 미숙함을 드러내는 구석이 없지 않으나 신생 매체의 사기를 꺾을 정도로 평가절하할 일은 아니다. 종편이 지난 2년 동안 이룬 성과에 비추어 지상파의 영향력을 넘볼 날이 머지않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방송시장의 경쟁이 활발해지고 외주 제작시장이 확대돼 방송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종편 관련 일자리에 젊은 세대가 몰려드는 추세다. 종편 채널은 더욱 다양하고 균형 잡힌 보도와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문화한류 산업의 중추 엔진으로 성장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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