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많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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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등 3인 임명 단행… 靑 “국회협상 마냥 보고있을순 없어”

“비정상의 정상화에서 기본은 법치주의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헌법이나 자유민주주의를 부인하는 데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에서 “나라가 발전하려면 경제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바로잡힌 바탕 위에서 다른 일들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최근 야당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종북몰이 논란’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봉사하고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만들어 달라”며 검찰 내부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황찬현 감사원장에게는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면 공공 부문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공공 부문과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부조리, 공직기강 해이를 확실히 잡아 달라”고 강조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복지 재정의 누수 방지와 고용-복지 연계 시스템 확충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민주당이 반대하는데도 임명을 단행한 것은 더는 국정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환담에서 “오랫동안 비어 있어서 기다리는 일들이 상당히 많다. 오늘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업무에 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장 공백이 석 달, 복지부 장관 공백이 두 달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마냥 국회 협상만 기다릴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1일부터 문 장관과 김 총장을 임명할 수 있었지만 열흘 동안 국회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임명을 미뤄온 것으로 최소한 국회 존중의 뜻은 보여줬다는 판단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여당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특검을 받겠다고 하더라도 특검의 시기, 대상 등을 두고 최종 협상에 이르려면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타결이 될지도 알 수 없다”며 “하루 이틀 사이에 타결이 보장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계속 국회 협상에 국정 운영을 연계시킬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 대통령#감사원장#청와대#국회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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