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휠체어 타는 JP, 선산 찾은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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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묘비 제작상황 등 둘러봐… 5년10개월만에 10일 국회 방문

김종필 전 국무총리(87·사진)가 지난 주말 고향인 충남 부여를 방문해 선산과 묘비 제작 상황 등을 둘러봤다. 뇌중풍(뇌졸중) 후유증 등 건강 상태를 감안해 ‘정리의 시간’을 갖기 위해 고향을 찾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이완구 의원(부여-청양)과 함께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편으로 출발해 이날 오후 1시경 부여에 도착했다.

김 전 총리는 가족 납골묘를 제작하고 있는 보령의 석재상을 찾아 자신의 묘비 제작 상황을 점검했다. 김 전 총리는 ‘화장(火葬)을 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상태다. 묘비문은 김 전 총재가 직접 썼으며 행서체(行書體)의 대가인 청암 고광 선생의 필체로 제작 중이다.

묘비에는 50여 년의 정치 경험에 대한 소회와 부인 박영옥 여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휠체어를 타고 거동하지만 건강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고 대화에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을 비롯해 지역 관계자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현 정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선이 끝나면 야당 입장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었지만 야당이 이렇게 심하게 한 적은 없었다”며 “정부 초기에는 국민이 대통령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되는데 야당이 이러면 국민은 실망하고 화가 난다.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치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을 때 야당 후보와 찍은 사진을 걸어뒀더라. 승복의 정신에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며 “아직은 국민이 인내하고 있지만 화가 나면 호랑이로 변해 물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운정회(雲庭會) 발기인 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호를 딴 모임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회장을 맡았다. 김 전 총리의 국회 방문은 2008년 2월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5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김 전 총리의 휠체어는 이완구 의원이 끌기로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종필#이완구#국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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