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반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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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정용-최소윤씨 ‘점자반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콘셉트 부문 대상

책 읽어주는 반지
대학생이 고안한 ‘점자반지’ 도안이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정용 씨(26)와 최소윤 씨(23·여)가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 반지 형태의 글자 스캐너 ‘아이링’을 출품해 콘셉트 부문 대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했다고 2일 건국대가 밝혔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며, 올해 56개국에서 4394개 작품이 출품돼 경합을 벌였다.

정용 씨(왼쪽)와 최소윤 씨.
정용 씨(왼쪽)와 최소윤 씨.
정 씨와 최 씨가 고안한 ‘아이링’은 초소형 스캐너에 점자 패드를 접목한 시각장애인용 반지다. 반지를 손가락 첫 마디에 끼워 일반도서에 적힌 글자 위에 가져다 대면 스캐너가 글자를 읽고 반지 안쪽에서 점자가 튀어나와 손가락에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하면 스캔한 글자를 음성으로 듣는 것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측은 “실용적이며 휴대하기 편하고 잃어버릴 우려가 적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 씨는 빨강과 초록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적록 색각 이상을 안고 태어났다. 정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디자인 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불편을 느꼈는데, ‘아예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얼마나 불편할까’라는 생각에 ‘아이링’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전체 도서 중 점자화되는 것은 0.1%뿐이라는 점도 계기가 됐다.

정 씨는 ‘아이링’ 도안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 나선다면 저작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이 이 도안의 실현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용#최소윤#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아이링#시각장애인#글자 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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