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스포츠대상] 밤새 한숨 못 잔 김신욱 “내년은 울산의 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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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3일 07시 00분


울산 현대 김신욱은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희망을 얘기했다. 사인보드에 사인하고 있는 김신욱. 박화용 기자
울산 현대 김신욱은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희망을 얘기했다. 사인보드에 사인하고 있는 김신욱. 박화용 기자
■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 김신욱의 각오

준우승 아픔, 마지막 함께 뛰지 못해 더 슬퍼
영광스러운 자리 김호곤 감독님·동료들 덕분
내년 K리그는 물론 ACL 제패…2관왕 오른다


1일 막을 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울산 현대는 눈물을 흘렸다. 포항 스틸러스와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 직전까지 울산은 승점 2를 앞서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이날 93분을 버티다 종료 1분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 모습을 누구보다 힘겹게 바라보던 이가 있었다. 바로 김신욱(25)이다. 그가 머문 곳은 그라운드가 아니라 관중석이었다. 경고누적(3회)으로 운명의 포항전에 나설 수 없었다. 개인 기록도 놓쳤다. 19골의 김신욱은 3년 만의 국내 공격수 득점왕을 노렸지만 같은 날 데얀(서울)이 19골을 터뜨려 동률을 이뤘다. 연맹 규정대로 경기 출전수가 적은 데얀이 득점왕에 올랐다. 우승과 득점왕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김신욱이 모든 걸 놓치진 않았다. 2일 동아스포츠대상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말쑥한 정장 차림에 나비넥타이로 포인트를 준 김신욱은 전년도 수상자 하대성(서울)과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전달한 트로피를 받아든 채 시상대에 올라 잔잔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부족한 선수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축구계 아버지 김호곤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준우승에 그친) 올 시즌 결과는 너무 아쉽다. 포항과 최종전에 뛰지 못해 우승을 놓친 서운함이 아니다. 훨씬 아팠고 힘겨운 사실은 (경고누적 결장으로) 동료들과 함께 뛰지 못해 준우승이란 결과에 똑같이 슬퍼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항상 재치 있는 코멘트로 시상식을 이끄는 사회자 남희석도 김신욱을 위해 격려의 말을 건넬 정도로 울산의 상황은 너무도 아쉬웠다. 당시 그라운드에 엎어져 눈물을 쏟는 동료를 일일이 감싸 안으며 “우리가 최고였다” “진짜 승자는 우리였다”면서 위로를 전한 김신욱이었지만 자신은 밤새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는 다시 희망을 노래했다.

“내년은 진짜 울산의 해다. 김호곤 감독님과 함께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 확실한 2관왕을 하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 한국축구를 빛내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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