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공주중에서 땀 흘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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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3일 07시 00분


최영필. 스포츠동아DB
최영필. 스포츠동아DB
SK 코치직 거절 “내년에도 선수로”
아들 또래 후배들과 아름다운 도전


SK는 2013시즌 종료 직후 최영필(39·사진)에게 코치직을 제의했다. 그의 성실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년 시즌에도 선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최영필은 SK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2010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미아’가 돼 멕시코·일본독립리그로 건너간 이후 또 한번의 시련이다. 그는 “올초 스프링캠프에서 엄지를 다쳐 전반기 내내 커브를 던지지 못했다. 직구와 포크볼로만 버티다 후반기 커브를 구사하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올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삶 속에서 단련된 ‘맷집’ 덕분인지 그는 방출 통보에도 의연했다. 11월 25일 그간 정을 나눴던 SK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다음 날 충남 공주로 향했다. 공주중학교에서 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공주중은 현재 제물포고등학교에서 야구선수를 하고 있는 아들 종현(17) 군의 모교. 사령탑은 한화 시절 최영필의 2년 선배인 신재웅 감독이다.

최영필은 이곳에서 아들 또래의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후엔 러닝과 캐치볼을 하고, 야간훈련 때는 웨이트트레이닝도 거르지 않는다. 그는 “항상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놓아야 어느 팀이든 갈 수 있지 않겠나. 경험, 제구력, 기복이 적은 투구내용 등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1군 투수 엔트리) 12명 중 한 자리는 꿰찰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12월의 추위를 녹이는 불혹의 열정…. 과연 ‘오뚝이’ 최영필은 기약 없는 시간을 마감하고, 새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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