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3少1多 된 중고차 메카… “평일에 공치는 사무실 태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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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된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가보니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이 최첨단 복합시설인 자동차유통산업벨트로 변신한다. 유통벨트에는 매매단지와 산학연구시설, 모터쇼 및 부품 전시관, 매장, 재활용센터, 테마파크 등을 유치할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이 최첨단 복합시설인 자동차유통산업벨트로 변신한다. 유통벨트에는 매매단지와 산학연구시설, 모터쇼 및 부품 전시관, 매장, 재활용센터, 테마파크 등을 유치할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사장님, 차 보러 오셨어요? 좋은 차 있는데 한번 보고 가시죠.”

11월 28일 오후 국내 최대 중고차 시장인 서울 지하철 장한평역 출구를 빠져나와 매매단지 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호객꾼 한 명이 잽싸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는 기자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이, 그러지 마시고요. 잠시 보고만 가세요. 안 사도 상관없어요”라며 부추겼다.

이곳은 장한평역을 중심으로 북쪽은 동대문구 장안동, 남쪽은 성동구 용답동으로 구분된다. 장안동에는 정비·부품업체가 밀집해 있고 용답동에는 정비·매매업체가 몰려 있다. 이 지역의 핵심 상권은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이곳으로 이어지는 260여 m 도로 양쪽으로 자동차 상사·보험·정비·액세서리·타이어 가게 등 100여 곳이 줄지어 늘어섰다. 뒤로는 2만여 m²의 터에 매물로 나온 차량 1000여 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장한평역 주변은 호객꾼만 삼삼오오 모여 있을 뿐 매매시장은 찬바람까지 더해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자 호객꾼들도 자취를 감췄다. 자동차 관련 문의 전화가 뜸해지면서 사무실 운영비라도 줄여 볼 심산으로 전기료까지 아끼고 있지만 문을 닫는 업체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상 3층의 A∼D동 4개 건물에, 한때 700여 곳에 이르던 매매업체들은 현재 450여 곳만이 겨우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1979년 11월 조성된 장안평 매매시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시장이었다. 영등포 노량진 오장동 등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던 중고차 매매 업체들이 모여들면서 한때 종사자만 5000여 명, 유동인구가 하루 2만 명에 이르렀고 매일 800여 대의 중고차가 거래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고자동차 매매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서울 강서구와 서초구, 경기 부천 수원 등에 최신 매매시장이 생겨나 장안평의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또 온라인 거래를 통한 중고차 매매 등이 활성화되면서 중고차 시장의 환경이 급속히 변했다.

이런 장안평이 원대한 꿈을 펼치고 있다. 매매시장과 인근 지역이 40년 만에 최첨단 복합시설인 ‘자동차유통산업벨트’로 탈바꿈하는 것.

장안평 매매단지 현대화 사업 조감도
장안평 매매단지 현대화 사업 조감도
서울시는 이 일대를 자동차 매매와 유통산업의 메카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미 3월부터 TF팀을 구성해 운영중이며 내년 초까지 정비 방향을 세울 방침이다. 이후 2015년까지 지역산업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 후 구체적인 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시는 현재 새롭게 조성되는 매매단지에 △자동차국제무역센터 △자동차 연구개발(R&D) 산학연구시설 △상용 모터쇼 및 부품 전시관 △자동차문화관 △자동차경매장 △재활용센터 △비즈니스 호텔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만들 계획이다. 오피스·문화시설을 확충하는 안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용답동에 있는 3만여 m²의 매매시장 용지에는 신차 전시장과 중고차 매매장, 경매장 등이 들어설 지상 31층 규모의 오토플렉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도진권 장안평 자동차 매매단지 현대화사업 대표는 “낙후된 자동차 관련 시설을 새로운 기능이 부여되는 자동차유통산업벨트로 현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장안평#중고차 매매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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