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대치정국 뒤편서 대선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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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왼쪽), 무소속 안철수 의원. 두 사람이 6월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왼쪽), 무소속 안철수 의원. 두 사람이 6월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야권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 문재인, 거듭 “대권 재도전”

안 의원이 독자 세력화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문 의원도 외부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간담회에서 “기회가 오면 2017년 대선에서 역할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일에는 곧(9일) 발간될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대선 결과에 대한 성찰과 복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나갈 것인지를 정리했다”며 대선 재도전 의사를 거듭 밝혔다.

문 의원은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상대편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세, 종북 프레임 등 흑색선전까지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 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쫓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며 패배의 책임을 민주당에도 돌렸다.

문 의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후보 시절과는 다른) 공안 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 권력의 폭주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미국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면서 “닉슨 대통령이 사임을 하게 된 시발은 도청 사건이 아니라 ‘나와는 상관없다’며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 패배가 확정된 직후 대선 캠프 해단식에서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며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180도 달라진 태도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 행보에 대한 힘 빼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태를 거치면서 “더 당하고만은 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위축돼 있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운신 폭을 넓혀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을 겨냥해 ‘폭주’라고 비판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깨끗이 승복했다”면서 “(국민들은 오히려 문 의원과 민주당의)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폭주에 대해 염려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친노 세력과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우면서 당내 계파갈등을 촉발시키고 지도부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패배에 대한 진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 안철수, 3일경 새정치추진위 인선 발표

안 의원 측도 후속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주 신당추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새추위)의 활동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던 안 의원은 3일경 3명의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20여 명의 새추위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신당 창당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신당이 아닌, ‘안철수의 사람들’이 일종의 무소속 연대 형태로 치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안 의원 주변에서 지방선거보다는 판이 큰 2016년 총선용 신당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문재인#안철수#2017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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