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국회의원 100여명 이틀간 합동총회 “얼어붙은 한일관계 개선”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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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구역-징용자 배상은 못다뤄
황우여, 아베에 ‘각하’ 표현 논란 與 “관례”… 日도 DJ에 각하 호칭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 100여 명이 지난달 29일과 30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 모여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영토 문제 등에 대해 날선 논쟁도 벌였지만 다들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외교안보, 경제과학기술, 사회문화, 재일동포 법적지위 향상, 미래위원회 등 5개 상임위원별로 합동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 △일본은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대 정권의 입장을 계승 △한중일 3국의 공동 역사교과서 실현을 위해 노력 등을 담았다.

미래위원회 회의에선 시마네(島根) 현 제2구가 지역구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중의원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가 속한 시마네 현 국회의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한국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회의가 30∼40분 중단됐지만 일본 측 위원장인 마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일본 민주당 의원과 다케시타 의원 본인이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회의가 재개됐다.

이번 총회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대처, 영토 문제, 강제 징용자 배상 문제 등 핵심 현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일의원연맹 운영위원장인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민주당 의원은 “지금 그런 핵심 문제를 언급하더라도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감정까지 고려해 논의할 분위기를 먼저 만들지 않으면 다루더라도 서로 상처만 깊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 의원들도 사전에 “민감한 사안은 이번에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개회식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인사말에서 “아베 신조 총리 각하, 오늘 총리 각하께서 말씀하셨듯이…”라며 아베 총리에 대해 ‘각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1일 국회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쓴 것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에 대해 “40년간의 외교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연맹의 기존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각하’라는 표현을 공식 연설에 매번 사용하지는 않았다. 과거 일본 측 참가자들이 “김대중 대통령 각하” “김종필 회장 각하”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경우는 있었다. 한국 참가자들 역시 일본 총리를 지칭할 때 ‘각하’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고성호 기자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한일관계#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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