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박병호 “내년엔 40홈런! 외국인타자와 홈런 경쟁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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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일 07시 00분


박병호(넥센)는 이승엽(삼성)의 뒤를 이을 거포다. 이승엽 이후 10년 만에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는 내년 시즌 40홈런에 도전한다. 그의 가장 큰 꿈은 50홈런이다. 스포츠동아DB
박병호(넥센)는 이승엽(삼성)의 뒤를 이을 거포다. 이승엽 이후 10년 만에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는 내년 시즌 40홈런에 도전한다. 그의 가장 큰 꿈은 50홈런이다. 스포츠동아DB
■ 이제 3년 연속 홈런왕 노리는 넥센 타자 박병호

박병호(넥센)는 대한민국의 홈런왕이다. 올해 37홈런을 때려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다. 2년 연속 홈런왕은 이승엽(삼성)에 이어 10년 만이다. 117타점을 기록해 이 부문에서도 2년 연속 1위가 됐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이기도 하다. 1990년대 장종훈(빙그레), 2000년대 초반 이승엽에 견줄 만한 홈런타자로 우뚝 섰다. 새로운 용병 타자들이 가세하는 내년에도 그는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그의 내년 목표는 40홈런이다. 2012년 31홈런, 올해 37홈런을 날린 페이스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또 내년에 3년 연속 홈런왕에도 도전한다. 역대 3년 연속 홈런왕은 장종훈과 이승엽뿐이었다.

준PO 5차전 9회 동점 홈런 가장 기억에 남아
하지만 홈런 2개 빼고 별로 한 게 없어 아쉬워

발렌틴 60홈런 괴력…나도 50홈런 쳐볼래요
한손으로 툭 쳐도 넘어가는 나도 힘은
좋은 편

내년도 전 경기 출장! 팬들 위해 빠지면 안돼


● 준플레이오프가 많이 아쉽다!

-올해도 홈런왕과 MVP다.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또 좋은 결과로 한 시즌을 마쳤네요.”

-이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홈런타자가 됐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죠. 제 홈런으로 기뻐하시는 분들을 위해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다면?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때린 동점 홈런이죠.”

-그때 정말 소름이 돋았다. 9회말 2사 후 3점짜리 동점홈런. 때린 순간 어떤 기분이 들던가?

“꿈 같았어요. ‘이건 만화도 아니고, 정말 이게 야구구나’ 싶었죠.”

-하지만 결국 졌다. 아쉬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프로에 와서 처음 치러본 포스트시즌이었는데,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미디어데이 때 두산에서 ‘박병호랑 승부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그 부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게 결과적으로 안 좋았어요.”

-공교롭게도 준플레이오프 첫 타석과 마지막 타석에서 니퍼트에게 홈런을 쳤다. 니퍼트의 높은 직구를 때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두 번 다 큰 스윙하지 않았어요. 정확하게 맞힌다는 기분이었죠. 그 홈런 두 개를 빼고는 별로 한 게 없어 아쉬워요. 하지만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목동에서 웨이트와 러닝 위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아내랑 뉴칼레도니아로 여행 다녀온 1주일을 빼곤 계속 운동하고 있어요.”

● 올해 왼쪽과 언더핸드 공을 잘 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홈런도 많고, 타점도 많고, 또 처음으로 3할도 쳤다. 어떤 점이 가장 뿌듯한가?


“왼손투수와 언더핸드의 공을 잘 쳤어요. 지난해는 왼손과 언더핸드에게 약했는데, 올해는 모두 3할을 쳤어요. 그게 뿌듯해요. 왼손, 오른손, 언더핸드를 상대로 모두 3할을 쳤기 때문에 홈런과 타점 기록도 좋아졌고요.”

-왼손과 언더핸드에게 좋아진 이유는?

“스윙의 변화죠. 스윙이 인&아웃으로 바뀌면서 적중률이 높아졌어요. 제가 몸쪽 공이 약점이거든요. 스윙을 바꾸지 못하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진짜 노력 많이 했어요.”

-홈런 칠 때 누우면서 때리는 타격자세가 화제가 됐다.

“왼손을 이용하면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다 두고 치는 방법을 찾다보니까, 그 자세가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제 폼이 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해요.”

-올해 볼넷 1위다. 92개를 얻었어.

“저에게도,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됐죠. 볼넷이 많아서 3할도 쳤고요. 내년에도 열심히 공을 골라서 볼넷 한 100개쯤 얻어내면 좋을 것 같아요.”

-볼넷을 많이 골라낸 건 선구안과 상대 볼 배합을 읽는 수싸움이 좋아진 것 아닌가?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집중했죠. 욕심 내지 않고 침착하면 찬스를 연결시켜줄 수가 있잖아요.”

-투스트라이크 이후 스윙이 작아지고 콘택트 형으로 변할 때가 있다.

“상황이란 게 있잖아요. 때로는 볼넷이 필요하고, 짧은 안타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4번타자라고 해서 아무 때나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투아웃이고 주자가 없을 때, 이런 때는 저도 큰 스윙을 해요.”

● 60홈런 친 발렌틴, 힘이 엄청나더라!

-올해 일본에선 발렌틴(야쿠르트)이 60홈런을 때렸다.


“동영상으로 발렌틴의 타격을 많이 봤어요. 힘이 엄청나더라고요.”

-홈런이 힘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

“그렇죠. 기술적인 면이 우선이고, 그 위에 힘이 보태지면 최고죠.”

-박병호도 힘이 좋은 타자 아닌가?

“힘이요? 남들보다는 좋은 편이죠. 배트가 부러졌는데도 홈런을 치고, 한손으로 툭 쳐도 넘어가고 할 때는 ‘힘이 좋은가보다’ 느끼죠.”

-발렌틴의 60홈런을 보면서 난 네가 떠오르더라. 박병호도 언젠가 미친 듯이 홈런을 때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저의 가장 큰 꿈은 50홈런이에요. 일단 내년 목표는 40홈런이고요.”

-그런데 발렌틴이 야쿠르트에서 2년 동안 31홈런씩을 때리다가 올해 60홈런을 쳤어. 너도 2년 연속 30홈런을 쳤으니까 내년에 혹시 큰 일을 낼지 알아?

“아직은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아요. 하지만 넥센에 와서 스윙도 좋아졌고, 타석에서도 강해지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느끼기 때문에 내년의 제 자신에게 기대감이 커요.”

● 외국인타자와의 대결이 기대된다!

-내년에는 최소 9명의 외국인타자가 한국에서 뛴다.

“기대됩니다. 프로야구가 더 재미있을 것 같고, 좀더 화끈한 야구가 되겠죠.”

-3년 연속 홈런왕은 경쟁이 더 치열하게 됐다.

“재미있는 싸움이 되겠죠. 경쟁하다보면 홈런수도 많아질 테고요. 3년 연속 홈런왕은 정말 꿈 같은 타이틀인데, 좀더 노력하고 집중해야죠. 짧은 기간에 제 위치가 많이 올라섰지만, 초심과 힘들었던 때를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외국인타자들이 오면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네. 그 선수들의 행동과 야구하는 습관, 기술적 면들을 잘 들여다보면 배울 게 많을 겁니다. 좋은 타자들이 많이 와서 저에게 좋은 선생님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 내년에도 전 경기 4번타자 선발출장!

-2년 연속으로 전 경기에 출장했다. 내년에도 전 경기 출장이 목표인가?

“네. 내년에도 전 경기에 나갈 겁니다.”

-2년 연속 전 경기 4번타자 출장은 네가 처음이다. 전 경기 출장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경기를 하면서 계속 배우고 있어요. 매 경기 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느끼는데, 그게 좋아요. 투수의 공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고, 순간순간 어떻게 타격하고 대처하고, 그런 점들이죠.”

-몸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나쁠 때는 쉬는 게 좋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럴 때는 지명타자로 가면 돼요. 아직 경기에 쉴 정도로 안 좋았던 적은 없었어요. 또 4번타자로의 책임감도 있잖아요. 항상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게 제가 할 일이죠. 팬들이 경기 보러 왔는데, 그날 제가 빠져서 혹시라도 아쉬워하면 안 되잖아요.”

-올해 넥센은 창단 첫 4강에 들었다. 내년에는 어떨까?

“지난해는 뛰는 야구가 저희 팀이었죠. 하지만 올해는 ‘홈런군단’으로 변했어요. 내년에는 좀더 강력한 공격야구를 하는 팀이 되지 않을까요? 강윤구나 문성현이 10승투수만 된다면, 정말 어느 팀도 무섭지 않을 것 같아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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