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조관우, 잃어버린 ‘팔세토’ 되찾아…새로운 도약

  • Array
  • 입력 2013년 11월 30일 00시 05분


코멘트
“이제는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조관우.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이제는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조관우.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화애’는 (성대 결절로) 목소리를 잃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부른 노래예요”

‘팔세토(가성)’ 창법의 대가 가수 조관우(48)가 성대 결절의 아픔을 딛고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가수생활 20년을 목전에 둔 그는 지난 26일 5년만에 신보 ‘화애’를 발표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조관우는 2012년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출연 당시 무리하게 목을 사용하다 심각한 성대 결절을 앓게 된 것. 대부분의 출연 가수들에게 득이 됐던 ‘나가수’ 출연이 그에게는 오히려 ‘독’이 됐다.

“쟁쟁한 가수들과의 경연에서 제가 과한 욕심을 부렸어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창법을 구사하다 결국 가랑이가 찢어진 거죠. 경연이 계속될수록 목에 무리가 갔고 그때 생긴 상처가 성대 결절로 이어졌어요.”

그는 목소리를 잃었던 지난 1년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정말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자신감을 상실했고, 찾는 곳이 줄어들어 수입도 줄었다.

“목의 실핏줄이 터지고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해 ‘목의 생명이 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빠졌어요. 노래 말고는 잘 하는 게 없는데 정말 앞길이 막막하더라고요.”

가수에게 목소리를 잃는다 것은 생활과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가수에게 목소리를 잃는다 것은 생활과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하지만 시련에 앞에 무릎 꿇을 수 없었다. 재기를 결심했고 성대 결절 및 용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조관우표 가성’을 되찾기 위해 재활에 힘썼다. 고통의 시간은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렵게 되찾은 그의 가성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그는 살아난 가성과 함께 싱글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화애(火愛)’는 불교적 느낌을 살린 조어로 ‘떠난 사람을 태워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 곡에는 그가 목소리를 잃었던 당시의 상실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애잔하게 다가온다.

“이별을 이야기하는 가사지만 저는 목소리를 잃었던 당시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어요. 죽을 것 같았던 심정을 담아 노래했죠. 제가 지금까지 했던 노래 중에 가장 슬픈 노래라고 할 수 있어요. 소중한 것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일 겁니다.”

‘화애’는 조관우가 자신의 팬들을 위해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 그가 재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던 것은 20년 가까이 자신을 응원해주고 기다려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

“한 결 같이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팬들에게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노래뿐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시 일어서지 않을 수가 없었죠. 이제 새롭게 인기를 얻고 팬들 늘려가겠다는 욕심보다는 지금의 팬들과 함께 늙어가고 싶다는 목표가 더 커요.”

성대 결절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 동안 그는 더욱 성장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성대 결절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 동안 그는 더욱 성장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지난 1년은 조관우에게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아픔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그에게서 신인가수 못지않은 패기가 엿보였다.

“‘화애’는 ‘늪’같은 곡이 됐으면 해요. ‘늪’은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어요. 천천히 작품성을 인정받아 불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홈런보다는 롱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저도 더욱 롱런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AJA엔터테인먼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