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함께 자라는 남북 축구 꿈나무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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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축구유학 10명 현지경기 관전, 50m거리 南선수들 함께 지켜봐
北인솔자 “그냥 가르치라 해서…”

북한에서 온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1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 리그 FC 바르셀로나와 메르칸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북한은 최근 유소년 35명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축구 학교에 유학 보냈다. 바르셀로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북한에서 온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1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 리그 FC 바르셀로나와 메르칸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북한은 최근 유소년 35명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축구 학교에 유학 보냈다. 바르셀로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비슷한 또래의 남북한 축구 꿈나무들이 축구 강국 스페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1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축구경기장. 스페인 유소년축구 정규리그 FC바르셀로나-메르칸틸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11, 12세의 한국 유소년 54명이 앉은 자리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에 북한에서 온 10, 11세 축구 꿈나무 10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북한말을 쓰는 인솔 지도자 1명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북한의 유소년들은 10월 30일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축구 유학파들. 인솔 지도자가 “모두 15명이 왔다”고 말한 북한 유소년들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축구학교 ‘푼다시온 마르세트’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다. 1978년에 설립된 푼다시온 마르세트는 세계적인 축구 교육기관으로 유럽뿐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아시아권 국가 축구 꿈나무도 많이 찾고 있다. 북한 어린이들의 푼다시온 마르세트 입교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축구협회는 9월 이탈리아에도 20명의 유소년을 보내는 등 최근 유소년축구에 신경을 쓰면서 축구에 장기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여자축구는 세계 정상권에 가깝지만 남자축구는 국제무대에서 오랫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인솔 지도자에게 “어린아이들을 여기까지 유학 보내는 것을 보니 북측이 축구에 신경을 많이 쓰나 보다”라고 하자 “데리고서 가르치라고 해서 하는 것이지 그밖에는 (나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곧 자리를 떴다. 한국 유소년들은 4일부터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한국-스페인 축구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스페인에 머물고 있다.

바르셀로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스페인#남북 축구#유소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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