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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일베는 촛불시위의 쌍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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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일베는 촛불시위의 쌍생아”

동아일보입력 2013-11-09 03:00수정 2013-11-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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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의 사상/박가분 지음/272쪽·1만3000원/오월의봄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는 최근 가장 주목받은 사이트다. 여성 혐오와 호남 비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공격, 민주화 왜곡, 신상털이로 특징지어지는 일베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쓰레기 집합소’로 관심을 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일본의 넷우익처럼 사회적으로 실패한 젊은층의 비뚤어진 욕구 표출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일베를 ‘촛불시위의 쌍생아’로 바라보며 ‘본질적으로 진보 좌파의 증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촛불시위에서 드러난 급진성, 욕망의 정치, 윤리적 이상주의가 일베에서 반전된 형태로 계승됐다”고 강조한다. 괴담으로 얼룩진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전후로 민주화 후퇴에 대한 “급속한 환멸과 실망감이 사람들을 차악이 아닌 최악으로 치닫게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일베가 현실의 국가와 사회에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않고 온라인 공간 내에서 인정받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일본의 넷우익과도 구분 짓는다. 예컨대 일본 넷우익이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긴다면 일베 사용자들은 자신들을 ‘잘나고 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일베충’으로 희화화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자신감의 반영이다.


저자는 최근 진보 진영에서 주목받는 20대 논객이다. 그는 서문에 “‘일베의 사상’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유래하는지를 봐야만 일베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진보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 책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저자는 “일베의 사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난날 촛불을 들었던 이들이 자기 자신의 정치적 상상력을 반성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고 썼다. 그래서 이 책은 일베보다 일부 진보 진영에 더 불편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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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일베의 사상#일간베스트 저장소#촛불시위#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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