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흐 추기경 “교회일치운동이 한반도 화해에 도움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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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부산총회 참석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평의회 의장 코흐 추기경

30일 부산에서 개막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로마 교황청 일치평의회 쿠르트 코흐 추기경.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30일 부산에서 개막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로마 교황청 일치평의회 쿠르트 코흐 추기경.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월 11일 베네딕도 16세의 사임 선언에 바티칸 전체가 놀라움에 휩싸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 행사 등 큰 일정이 많아 건강의 문제가 있어도 올해까지는 재임할 줄 알았죠. 멕시코, 쿠바 방문 뒤 장기 여행은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일치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63)은 29일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놀랐다”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쓰면서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직무에 대한 책임감과 양심, 기도와 성찰의 결과”라고 밝혔다.

코흐 추기경은 30일 개막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교황청 일치평의회는 가톨릭과 다른 기독교 교단과의 일치와 대화를 담당하는 교황청 기구다.

2010년부터 의장을 맡은 그는 “가톨릭은 WCC 회원은 아니지만 여러 위원회를 통해 기독교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장로교와 성공회, 정교회 등 한국 개신교 교단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이 대화하며 공존하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스위스 태생으로 교회일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을 받기도 한 그는 기독교 일치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언급했다. “교회의 일치는 하느님의 의지이자 말씀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관련한 첫 문서에도 일치를 강조하고 있죠. 가톨릭은 동쪽으로 정교회 등 동방교회, 서쪽으로는 장로교 성공회 등 개신교단과의 대화와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흐 추기경은 이어 “교회 일치는 몇몇 성직자들의 일이 아니라 평신자들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과제”라면서 “WCC 총회가 한반도의 화해와 일치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아시아 지역을 찾은 적이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꼭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 어느 나라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웃음) 여러분이 간절히 기도한다면 성사될 것입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세계교회협의회#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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