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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세 1조 원 해리 포터, 1850만 원 구름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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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세 1조 원 해리 포터, 1850만 원 구름빵

동아일보입력 2013-10-03 03:00수정 2013-10-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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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구름으로 만들어준 빵을 먹었더니 두둥실 날아올랐다는 ‘구름빵’ 이야기는 어른들까지 행복하게 해준다. ‘구름빵’ 그림책은 2004년 단행본으로 첫선을 보인 뒤 40만 부 이상 팔렸고,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2차 콘텐츠까지 인기를 끈 콘텐츠 노다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7월 강원창작개발센터에 들러 ‘구름빵’ 캐릭터의 석고 인형을 선물 받고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구름빵’의 원작자 백희나 씨는 노다지는커녕 1850만 원을 번 것이 고작이다.

백 씨는 신인 시절인 2003년 한솔교육과 2차 콘텐츠까지 모든 저작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850만 원에 ‘매절(買切)’ 계약을 했다. 2차 콘텐츠가 나오면 계약 갱신이 관례이지만 무명작가는 불공정계약을 감수해야 하는 을(乙)일 수밖에 없다. 책이 불티나게 팔리자 한솔교육은 전시회 지원 명목으로 1000만 원을 더 주긴 했으나 10%의 인세를 받는 저작권 계약이었다면 인세만 3억4000만 원 정도가 됐을 것이다.

백 씨의 사례는 국내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산업은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풍토에서 꽃필 수 있다. 독창적 아이디어의 가치를 높이 사주고, 걸맞은 대가를 지불해야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꿈을 안고 문화산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국내에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는 계약 기간과 2차 저작물 보호 등을 명시한 표준계약서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실제 계약서 작성 비율은 절반에 불과하다. 창작자들이 신인이라는 이유로 ‘노예 계약’을 맺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창작자를 대상으로 저작권 교육을 실시하고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소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무명 시절 저작권 대행업체를 통해 저작권을 인정받고, 출판사도 구했다. 롤링은 ‘해리 포터’ 시리즈로 인세와 영화 및 관련 상품 로열티를 통해 1조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닌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어야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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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백희나#저작권#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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