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원칙론자처럼 비쳐지는 것 부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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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기성용(선덜랜드)이 홍명보호(號)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하지만 박주영(아스널)은 이번에도 빠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25명의 대표팀 명단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최강희 전 감독을 조롱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기성용을 포함시켰다. 이날 명단에 이름을 올린 25명은 12일 브라질(서울), 15일 말리(천안)와의 친선경기에 나선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명단에 없는 박주영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그는 "박주영 선수 선발과 관련해 내가 지나치게 원칙 고수론자처럼 비쳐지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홍 감독은 "소속 팀에서 뛰어야 뽑는다"는 의견을 몇 차례 밝혔다. 팬들에게 그의 말은 '소속 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원칙처럼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대표팀에 마땅한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박주영을 선뜻 뽑기 힘든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주영은 4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은 너무 긴 시간 동안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지금은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무조건 원칙에만 얽매여 그것을 피해가는 상황은 경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박주영 선수가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지 '애제자' 박주영을 뽑을 마음이 있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처음 발탁한 기성용에 대해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선발 이유를 설명했다. 30일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풀타임을 뛴 기성용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내 최고인 평점 7을 받았다. 홍 감독은 SNS 논란을 일으킨 기성용에 대한 축구 팬들의 반감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팬들이 아직 반감을 갖고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 기성용 선수에게 '대표팀에 들어오면 공식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먼저 해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정말 사죄하는 마음이 있다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홍명보호 4기 명단에는 그동안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하대성(서울)이 빠지고, 미드필더 김태환(성남)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하대성의 소속팀 서울이 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에스테그랄과의 이란 방문 경기, 9일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맞대결을 치러야 하는 일정을 감안해 하대성을 엔트리에서 뺐다.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유럽파들은 8일,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9, 10일 이틀에 걸쳐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홍명보#기성용#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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