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정시모집 늘어나니 수능에 ‘올인’? 교내 비교과 활동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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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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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입시정책에 따른 고2·고1 대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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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가 ‘2015∼2016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을 발표함에 따라 현 고2와 고1 학생들은 대입준비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달라진 대입제도의 주요 특징은 ①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및 우선선발 금지 ②수시모집 학생부 위주 전형을 ‘교과’와 ‘종합’으로 나눈 뒤 종합 전형에 대학 입학사정관이 참여 ③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가급적 시행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수시모집 면접에서 문제풀이식 구술형 면접을 지양 ④2015학년도부터 수능 영어 과목에서 A, B 선택형 수능 폐지 등이다.

달라진 대입제도는 고2, 고1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의 대비 전략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비교과 활동] 차별화된 교내 비교과 활동 중요해져

달라진 대입정책이 발표된 뒤 많은 고2, 고1과 학부모가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 2015학년도 대입부터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데는 입시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수능 성적 외의 변수는 교내 비교과 활동. 상위권 대학 합격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개연성이 높아졌다. ‘대입제도 확정안’에 따르면 기존 입학사정관전형에 해당하는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교내 비교과 활동 영역을 더 비중 있게 반영할 전망이다.

또 사실상 ‘교외 스펙’이 반영되는 통로였던 ‘특기자전형’이 축소되면서 그동안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던 인원 중 상당수가 교내 비교과 활동이 핵심 평가요소인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흡수될 개연성이 높다. 교내 비교과 활동이 중요한 전형의 선발 인원은 현재 대입제도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개연성이 높은 것.

박권우 서울 이화여대부속고 입시전략실장은 “정부가 수시모집 면접에서 ‘구술형 면접’을 치르지 못하도록 했으므로 앞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면접은 서류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서울 소재 주요 상위권 대학은 그동안 교과 성적 중심의 전형이 없었던 만큼 교내 비교과 활동의 평가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내신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차별화된 교내 비교과 활동 경력이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선발(수능 성적이 높은 학생을 먼저 뽑는 방식)이 폐지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약화되면서 수시모집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던 수능의 영향력이 떨어진 데다 구술면접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최상위권 학생들 간의 변별력은 더욱 비교과 활동에서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곧 고3이 돼 상대적으로 비교과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고2들은 오는 겨울방학 등을 활용해 교내에서 참여 가능한 각종 대회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단, 무분별한 대회 참가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기록 내실화’ 방침에 따라 교내 대회에 참가한 총인원수도 학교생활기록부에 표기되므로 평가과정에서 학교에서 무분별하게 상을 준 대회를 찾아내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라면서 “교내 비교과 활동의 양으로 학생을 평가하진 않으니 자신의 진로계획에 맞는 의미 있는 비교과 활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논술] 절반 수준으로 축소 전망… 그래도 손 놓지는 말아야

성적 상위권 고2, 1들의 큰 관심사는 논술고사를 가급적 시행하지 않도록 유도한 정부 방침에 따라 상위권 대학들이 실제로 2015학년도 대입부터 논술고사로 선발하는 학생의 비율을 얼마나 축소할 것인가다.

논술고사로 선발하는 학생 수는 지금보다 적잖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지만 주요 상위권 대학은 논술고사로 선발하는 학생의 수를 일정 비율 이상은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입학처장은 “상위권 대학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인 논술전형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능한 선에서 논술전형을 유지하려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상위권 수험생 입장에선 논술 우선선발이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논술전형 선발 인원이 줄어들므로 무리하게 논술고사 대비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논술전형은 여전히 학력 수준이 높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고,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한 만큼 준비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재진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위권 대학 논술고사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아진다면 상대적으로 논술전형에 응시하려는 학생이 늘어 상위권 학생들이 불리해질 수는 있지만 현재 고2인 성적 상위권 학생이 당장 불리해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 상위권 대학 수시모집에서 내신반영 비율 오른다?

주요 상위권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입에서 내신 성적의 반영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서울 소재 주요 상위권 대학은 고교의 유형과 지역에 따른 학력 차 때문에 학생부 내신 성적을 주요 평가지표로 사용하지 않았다. 수시모집에서 내신 성적 100%로 선발하는 전형이 없었던 것도 이 때문. 하지만 앞으로 논술전형이 줄어들어 학생의 학업 능력을 직접 평가할 방법이 사실상 사라지면 상위권 대학들이 불가피하게 내신 성적 반영 비율을 늘려 지원자의 기초학업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위권 대학에서 선발 인원은 많지 않아도 학생부 내신 중심 전형을 만들 수도 있다”면서 “고2, 1 학생은 대학들이 입학전형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현시점에 섣불리 대입전략을 세우기보단 다가오는 학교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이태윤·이강훈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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