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국제환적 업무 일부 허용’ 국내 영향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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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물 환적 많은 부산항 타격 우려

중국이 상하이(上海) 자유무역시험구에 ‘외국 선박의 연해 국제환적 업무’를 일부 허용키로 해 부산항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연해 국제환적 제한’은 외국 국적선이 자국 항구를 오가며 영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자국 선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미국 화물선이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서 컨테이너를 실었다면 이 배는 중국 내 다른 도시에 화물을 내리면 안 된다. 곧장 외국으로 가야 한다.

앞으로 상하이는 국제 환적을 일부 허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톈진(天津) 등 북동 연안 항구에서 부산으로 갔던 화물 일부가 상하이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부산항이 처리한 컨테이너는 174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이며 이 중 환적화물(814만8000TEU)이 48%를 차지했다. 환적화물 가운데 중국 물량은 31%인 252만6000TEU에 이른다. 중국 비중은 2004년보다 4%포인트 늘었다. 이 시기에 부산항 전체 환적화물은 연평균 6.9% 늘었지만 부산∼중국 환적화물은 8.6% 증가했다. 부산항이 세계 5대 무역항으로 자리를 굳힌 데에는 중국의 환적화물이 크게 기여한 셈이다. 상하이 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내 물류 규제로 부산항이 도움을 받아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하이는 컨테이너 처리 물량으로는 세계 1위지만 국제 환적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자체 수출입 화물에 중점을 둬 왔던 것이다. 앞으로 연안 국제환적 범위가 확대되면 부산항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OTRA 상하이무역관 김명신 차장은 “상하이가 장기적으로 관련 규제를 모두 풀면 연간 신규 환적 컨테이너 증가량은 90만 TEU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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