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과 데릴라’ 헤디 라머, 미모에 가려진 천재 과학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9일 11시 17분


코멘트
헤디 라머 공식 홈페이지
헤디 라머 공식 홈페이지
'헤디 라머, 서프라이즈'

할리우드 영화 '삼손과 데릴라'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헤디 라머(Hedy Lamarr, 1914¤2000)의 또 다른 모습, 과학자로서의 업적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헤디 라머를 다룬 '그녀의 비밀' 편을 방송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헤디 라머는 1933년 '엑스터시(Ecstacy)'라는 영화에 출연, 세계적 배우로 떠올랐다.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Come Live With Me' '삼손과 데릴라(Samson and Delilah)' 등 25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1930¤40년대 최고의 섹스 심벌로 떠올랐다.

그러나 헤디 라머는 특이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1940년 세계 2차 대전의 전운이 감돌기 시작할 무렵, 발명가였던 조지 앤틸(George Antheil)과 함께 잠수함의 어뢰를 통제할 수 있는 무선 전파 기술을 발명한 것.

헤디 라머와 조지 앤티은 어뢰 제어하는 보안 무선 통신 논문으로 특허 획득했다. 이는 현재의 휴대폰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확산 대역(SS; Spread Spectrum) 통신 기술에 해당하는 혁신적인 발명이었다. 이 무선 기술은 오늘날 휴대폰에 적용되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기술로 발전하게 됐다.

하지만 헤디 라머는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트랜지스터가 발명되고 그녀의 기술이 실용화될 당시에는 이미 특허시효가 만료된 후였다.

CDMA 기술의 기본 원리를 발명한 라머의 공적은 1997년이 되어서 세상에 알려졌다. 1997년 헤디 라마는 전자개척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으로부터 전자공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시대를 앞서간 헤디 라머는 자신이 발명한 기술 특허로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얻지 못했으며, 상을 받은 3년 후인 2000년 숨을 거뒀다.

CDMA기술은 한국에서 1991년부터 국책연구과제로 지정돼 1995년 연구개발에 성공했으며, 199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사진=헤디 라머 공식 홈페이지

<동아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