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NC 나성범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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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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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이제 1년 했는걸요. 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NC 나성범(24)은 야구 욕심이 많기로 유명하다. 같은 팀 고참 이호준도 “(나)성범이는 그릇이 다르다.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묵묵히 걸어갈 줄 안다”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다. 실제 나성범은 타자로 전향한 지 이제 2년, 1군 무대를 밟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지만 “박병호 선배처럼 치고 싶다”,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의 폭발력과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기술적 타격을 배우고 싶다” 등 바람을 늘어놓기 바쁘다. 그렇다고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나성범은 27일 마산 한화전을 앞두고 “나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만 야구를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지 않나.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성장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내가 부족한 건 당연하다”

나성범은 올 시즌 10홈런 이상을 때려냈고 60타점 이상을 수확했다. 본격적으로 타석에 들어선 지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인타자가, 심지어 수술로 5월에야 팀에 합류해 일궈낸 성적으로는 빼어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쉽기만 하다. 그는 “(김)종호 형을 비롯해 테이블세터가 내 앞에서 많이 살아나가 줬는데 찬스를 그만큼 못 살린 것 같다”며 “주자가 있을 때 실패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많이 되더라. 부족한 게 너무나 많다. 매 타석이 아쉬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올 시즌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 나성범은 “내가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앞으로 시즌과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금은 알게 됐다”며 “1군 투수들은 일단 컨트롤도 좋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실투를 노려서 쳐야하는데 그걸 많이 놓쳤다. 파워, 콘택트능력, 선구안 등을 키워야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 “높은 기대치 부담됐다”

마인드 컨트롤 방법도 깨우쳤다. 나성범은 야구장에서 상대팀뿐 아니라 주위의 높은 기대치와도 싸워야했다. 그는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지켜봐주신 것은 정말 감사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시선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난 ‘내가 타자로서 부족한 게 당연하고,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기대치가 워낙 높다보니 안타를 쳐도 홈런을 쳐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쫓기는 부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금이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단련이 됐지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 “나에게 만족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나성범은 스스로도 만족을 모르는 선수다. 그는 “주위에서 홈런도 많이 쳤고 타점도 많다면서 칭찬해주시지만 아직 멀었다”며 “잘 치는 타자들을 보면서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박병호(넥센) 선배의 타격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외야에서 보면 타구가 굉장히 빨라서 판단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질이 좋다. 나도 그런 타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타자 스타일도 있다. “푸이그의 폭발력과 곤살레스의 기술적인 타격을 아우르는” 타자다. 나성범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목표를 높게 잡아두고 가능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년만 야구하는 게 아니지 않나.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걸어가다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이를 악물었다.

창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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