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반대” 21시간 필리버스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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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의원 밤샘연설 직후 상원 통과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테드 크루즈 의원(텍사스)이 24일 오후 2시 41분부터 25일 낮 12시까지 21시간 19분 동안 상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예산을 되살리는 것에 반대하는 밤샘 마라톤 연설(talk-a-thon)을 했다.

그는 오바마케어 반대를 독일 나치와의 투쟁이나 미국 독립전쟁에 비유했다. 그는 시간을 끌기 위해 쿠바 난민 출신 아버지가 요리사로 일했던 가정사를 털어놓고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기도 했다. 그는 의회 규정 때문에 발언 도중 줄곧 화장실에도 못 가고 선 채로 말했다. 그가 연설할 때 랜드 폴, 마코 루비오 등 공화당 의원 8명이 함께 자리를 지켰다.

연설 시간은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위해 1957년 스트롬 서몬드 상원의원이 세운 최장 기록인 24시간 18분에 3시간가량 못 미친다. 상원은 25일 낮 12시부터 잠정 예산안 상정안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고 크루즈 의원이 이를 막지 못했기 때문에 이날 연설이 필리버스터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은 “표결을 막지 못해도 필리버스터”라고 보도했다.

상원은 크루즈 의원이 발언을 끝낸 직후 오바마케어 예산을 포함한 2014년도(다음 달 1일∼내년 9월) 잠정 예산안 상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정작 크루즈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

상원은 민주당이 54석, 공화당이 46석이어서 잠정 예산안은 이르면 27일 실시되는 표결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표결이 끝나면 예산안은 하원에 보내진다. 상·하원이 30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 연방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잠정 폐쇄에 들어간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테드 크루즈#오바마 대통령#필리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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