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 사장 “기획·제작에 참여하는 공연장이 진짜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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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7일 07시 00분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작품 포스터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종덕 사장. 1963년 공직자로 처음 공연계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 사장을 역임하며 성공적인 예술경영의 선구자로 꼽혀 왔다. 사진제공|충무아트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작품 포스터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종덕 사장. 1963년 공직자로 처음 공연계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 사장을 역임하며 성공적인 예술경영의 선구자로 꼽혀 왔다. 사진제공|충무아트홀
■ ‘공연장 역사 산증인’ 충무아트홀 이종덕 사장

뮤지컬 외 순수예술작품도 적극 유치
대중성 + 예술성의 두 마리 토끼 잡아
“대관 의존하는 창고지기는 되지 말라”
구체적 계획 담은 창조경영 플랜 발표


공연장 충무아트홀의 이종덕(78) 사장은 우리나라 공연장 역사의 대표적인 산증인이다. 1963년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 시절 공연계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등 우리나라 주요 공연장의 사장과 서울예술단, 한국공연예술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1년 충무아트홀 사장에 부임한 이후 이 사장의 경영능력은 더욱 빛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이미지가 강했던 충무아트홀이 무용, 국악 등의 공연에도 힘을 기울여 대중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갖춘 명품 공연장으로 거듭나도록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퇴임 6개월여를 앞두고 충무아트홀 창조경영 플랜을 발표해 또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예술경영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 사장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사장실에서 만나 그 동안의 성과와 경영철학에 대해 들었다.

- 내년이 충무아트홀 개관 10년이다. 이번에 발표한 창조경영 플랜은 어떠한 것인가.

“2011년 부임한 직후 중장기발전계획을 세웠다. 이번 창조경영 플랜은 충무아트홀의 수익구조 개편, 신규사업 구축 등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에 관한 것이다. 2025년을 바라보고 세운 중장기발전계획이 미래를 위한 굵은 밑거름이었다면 창조경영 플랜은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후임 사장이 누가 오더라도 전반적인 사업과 운영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플랜을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 충무아트홀은 보기 드물게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공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충무아트홀은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명품 공연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순수예술분야도 꾸준히 공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충무아트홀은 기본적으로 공공 공연장이다. 지역주민을 위해 다양하고 품격이 높은 문화공연을 선보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뮤지컬 외에 오페라, 발레, 국악 등의 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와 국악앙상블팀이 상주단체로 들어와 있다. 미술 전시관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지난해부터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개최해 오고 있는데.

“뮤지컬 전용극장으로서 한 단계 발전하는 한편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해 작년에 창설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성공적인 축제로 봐주시는 듯해 마음이 뿌듯하다. 쉽지 않겠지만 매년 예산을 증액하면서 우리나라 뮤지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축제로 키워나갔으면 한다.”

이 사장은 예술경영과 예술행정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받아 최근 단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사장에게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자신의 예술경영을 관통해 온 철학에 대해 물었다.

“공연장이 대관에만 의존하거나 공동투자라는 이름 아래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투자부분을 늘리든지 공연장이 직접 기획자로 참여하는 것을 원했다. 공연장들이 더욱 창조적이고 능동적으로 기획과 제작에 참여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들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공연장 종사자는 결코 ‘창고지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굳이 말하라면 이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일지 모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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