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시청률 0%보다 휴스턴이 두려운 건 ‘열정없는 구단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9월 2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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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외면 받은 이유

3년연속 100패…구단 재건작업 전혀 없어
51승108패…30구단 중 승률 최하위 수모
떠나는 홈팬…평균 관중 2만명도 못 넘어


결국 이변은 없었다. 마이애미 말린스와 더불어 메이저리그의 강력한 꼴찌 후보였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결국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00패 이상을 당하는 치욕을 맛봤다. 26일(한국시간) 현재 애스트로스는 51승108패, 승률 0.321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하위로 처졌다. 말린스가 59승100패, 승률 0.371로 29위다.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어서 애스트로스의 전체 승률 꼴찌는 일찌감치 확정됐다.

올 시즌부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이동한 애스트로스의 연봉 총액은 불과 2133만달러다. 부자구단 뉴욕 양키스에는 애스트로스 팀 전체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무려 4명이나 포진해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2900만달러)를 비롯해 버논 웰스(2464만달러), CC 사바시아(2428만달러), 그리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마크 테셰라(2312만달러)다. LA 다저스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도 2185만달러로 애스트로스 전체 연봉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물론 전체 연봉 27위에 불과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6037만달러)가 또 한번 ‘머니볼’의 진수를 보여주며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지만, 팀 리빌딩작업에 한창인 애스트로스가 강호들이 우글거리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4일 휴스턴 크로니클은 충격적 보도를 내놓았다. 당일 미 중부시간으로 오후 1시에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 시청률이 0%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 전파를 탄 미국프로풋볼(NFL) 휴스턴 텍산스-볼티모어 레이븐스전의 시청률은 23%에 달했고, 미국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의 시청률도 1.3%를 기록해 애스트로스 구단은 크나큰 수모를 치렀다.

올 시즌 홈 관중 동원에서도 애스트로스는 경기당 평균 1만9803명으로 클리블랜드, 마이애미, 탬파베이 레이스와 함께 2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반면 다저스의 경우 경기당 평균 4만5972명으로 이들의 2배가 훨씬 넘는 관중을 동원했다.

문제는 내년 시즌에도 애스트로스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점이다. 승률 꼴찌 라이벌인 말린스는 타격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인 호세 페르난데스(12승6패·방어율 2.19)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발굴했다. 팀 전체 방어율도 3.76로 메이저리그 전체 13위에 올라있어 팀 재건작업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반면 애스트로스에서 올 시즌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는 5명에 불과하다. 조던 라일스(7승9패·방어율 5.59)가 최다승을 올린 가운데 버드 노리스(6승9패·방어율 3.93), 에릭 베다드(4승12패·방어율 4.81), 댈러스 쿠첼(6승10패·방어율 5.15), 루카스 하렐(6승16패·방어율 5.80)까지 5명 모두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했다. 팀 전체 방어율도 4.85으로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그나마 7월 13일 빅리그로 승격한 강속구 우완투수 제러드 코자트가 10경기에 선발로 출격해 방어율 1.95를 기록하며 애스트로스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경기당 평균 6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말린스의 에이스로 등장한 페르난데스와는 달리 완투능력이 떨어짐을 드러냈다.

2011년 3월 애스트로스 구단은 휴스턴 지역의 비즈니스맨인 짐 크레인에게 인수됐다. 그 해 11월 애스트로스 구단은 2013년부터 아메리칸리그로 옮긴다고 발표했는데, 그 대가로 크레인 구단주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받은 돈은 무려 7000만달러였다. 그러나 크레인 구단주는 팀을 위한 투자에는 여전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적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서 메이저리그 구단주가 됐다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다. 말로만 하는 팀 재건작업에 휴스턴 팬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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