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유, 결론은 ‘문제작’

  • Array
  • 입력 2013년 9월 27일 07시 00분


일부 학생의 일탈 행위를 노골적으로 보여줘 논란에 휩싸였던 ‘송포유’는 제작진의 더욱 신중한 시각과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사진제공|SBS
일부 학생의 일탈 행위를 노골적으로 보여줘 논란에 휩싸였던 ‘송포유’는 제작진의 더욱 신중한 시각과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사진제공|SBS
■ 종영 불구 논란 후폭풍 여전

대회 열린 폴란드서 학생들 클럽행
성지고교사 “일부러 깡패처럼 편집”
‘착한 예능’ 기대 불구 상처만 남겨


말도, 탈도 많았던 SBS 파일럿 프로그램 ‘송포유’가 26일 막을 내렸다.

‘송포유’는 21일과 22일 방송한 1·2회부터 마지막 3회가 방송된 26일까지 온갖 구설과 논란을 몰고 다녔다. 이 때문에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상처와 고통만 안겨준 ‘문제작’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마지막 회를 보면 그런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제작진이 ‘그토록’ 강조한 3회에서는 목표와 희망을 잃은 학생들이 세계합창대회를 통해 작게나마 꿈을 갖게 됐고, 그동안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달라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진이 1·2회 방송에서 일부 학생들의 일탈 행위를 ‘일부러’ 노출한 셈이 됐다. 제작진은 학생들의 반성과 눈물, 세계합창대회에 진출하기 위해 흘린 땀을 통해 그동안 일었던 논란에 어느 정도 해결의 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제작과정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송포유’는 방송 전 2011년 소년교도소 합창단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기적의 하모니’에 이어 한 편의 ‘착한 예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학교 폭력 경험을 그대로 방송한 것은 제작진의 지나친 과욕 때문이라는 시선이 많다. 특히 해당 학생들로부터 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고려한 편집 등 제작진의 접근 방식도 달랐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감동과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서였지만 일부 자극적인 설정을 내비친 것도 여러 논란을 불렀다. 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해당 학교인 성지고의 한 교사가 “제작진이 깡패처럼 보이도록 악의적으로 방송을 편집했다”고 할 정도였다.

여기에 실제 합창대회가 열린 폴란드에서 일부 학생이 현지 클럽을 드나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큰 후폭풍을 불러왔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 대한 제작진의 좀 더 사려 깊은 ‘관리’가 부족했고 심지어 책임감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건 당연했다. 제작진은 결국 3회 방송을 앞두고 “문제가 된 부분에서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밝혀야 했다.

이번 ‘송포유’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상황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의 더욱 신중한 시각과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는 평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