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크록스 신발용 액세서리… ‘틈새 아이디어’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미국 신발회사 크록스는 2002년 신발 앞부분에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했다. 색상은 매우 화려했다. 대신 착용감이 부드러웠고 무게도 가벼웠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소비자들은 크록스의 개성 있는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에 매료됐다. 마니아층까지 생길 정도였다. 크록스의 매출액은 2005년 1억860만 달러(약 1166억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억 달러(약 1조700억 원)를 넘어섰다.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에 사는 주부 셰리 슈멜저 씨는 크록스의 열렬한 마니아였다. 셰리 씨의 가족은 열두 켤레가 넘는 크록스 신발을 가지고 있었다. 셰리 씨는 집에서 자녀들의 학교 숙제를 봐주다가 우연하게 크록스의 앞부분 구멍에 실크로 만든 꽃을 끼워봤다. 모조 다이아몬드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장식품도 달았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

이후 슈멜저 씨 부부는 본격적으로 크록스 신발에 끼울 다양한 장식품 개발에 착수했다. 장식품의 브랜드 이름은 ‘지비츠’라고 지었다. 이 부부는 2005년 8월부터 집 지하실에서 지비츠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크록스에 장식품을 달고 싶어 하는 아이들 덕분에 주문이 폭주했다. 슈멜저 씨 부부는 아예 사무실을 따로 냈고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겼다. 2006년 여름 지비츠의 직원은 40명까지 늘어났고 제품 판매량은 6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비츠의 성공은 다른 제품의 인기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성공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슈멜저 씨 부부는 사소하게 여길 법한 아이디어를 거대한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크록스 신발이 미처 충족시키지 못했던 숨은 수요를 발굴한 것이다. 지비츠의 성공은 크록스에도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줬다. 장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크록스 판매량도 함께 늘어났다. 이미 성공한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파생하는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성공에서 새로운 성공을 찾아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크록스#틈새 아이디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