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스마트폰 ‘금빛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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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골드폰’ 없어서 못판다는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황금색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잇(it) 컬러’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애플의 ‘아이폰5S’ 골드(gold) 컬러다. 20일(현지 시간) 미국과 중국 등 9개국에서 출시된 아이폰5S가 예상 밖의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반전의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디자인은 골드 컬러다. 애플이 선보인 3가지 색상 중 유독 금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 컬러 아이폰5S는 출시 10분 만에 매진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서는 51차례의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다른 제품과 색상만 다른 골드 컬러 아이폰5S가 1만100달러(약 1188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특히 열광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황제를 의미하는 금색은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많은 중국인이 금색 제품을 부적처럼 몸에 지닌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17일 시작된 중국 내 아이폰5S 예약판매에서 골드 컬러는 1시간 만에 예약이 완료됐다. 20일 일부 물량이 시장에 나온 뒤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정가 5288위안(약 92만 원)의 두 배를 넘는 1만600위안(약 186만 원)까지 거래가격이 치솟았지만 금세 품절됐다. 애플은 골드 컬러 아이폰5S의 생산량을 3분의 1가량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을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넣으면서 시도한 ‘골드 마케팅’이 대박을 쳤다”며 “삼성전자 프리미엄 휴대전화만 알던 중국 부호들이 서서히 애플 제품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골드 컬러 전쟁’에 삼성전자도 가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과 중동 시장에 내놓았던 ‘갤럭시S4 골드 에디션’의 판매 지역을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5S 골드 컬러를 내놓은 지 5일 만에 삼성이 골드 에디션을 베껴 출시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골드 컬러는 우리가 8월에 먼저 내놓았던 색상”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동과 중국 소비자들은 워낙 금색을 선호해 과거에도 현지 TV 광고에 ‘골드 마케팅’을 시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 대만의 HTC도 황금색 컬러의 ‘HTC 원’을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골드 컬러 전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 컬러 정보기술(IT) 제품은 이미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붐’이 됐었다. 캐논은 2010년 중국 시장 한정판으로 모델명과 다이얼을 금색으로 각인한 프리미엄 카메라를 출시했다. 당시 인기 배우 청룽(成龍)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龍’(용)이라는 금색 글자를 내장 플래시 위에 새긴 이 제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모토로라도 2008년 제품 로고와 일부 키에 18K 골드 도금으로 포인트를 준 ‘레이저 스퀘어드 럭셔리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김지현·정지영 기자 jhk85@donga.com
#스마트폰#골드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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