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와 증강현실이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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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6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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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기어’가 출시되고, ‘구글 글래스’가 내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영화에서만 보던 ‘입는 컴퓨터’가 현실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몸에 착용하거나 입는 스마트 기기를 ‘웨어러블 디바이스’라 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몸에 착용하기 때문에 두 손이 자유롭고, 기존 스마트 기기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비록 갤럭시 기어가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에 국한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구글 글래스가 사생활 침해 및 윤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도입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논란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까? 25일 열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컨퍼런스(DCC 2013)'에서 인텔코리아 김용수 상무는 '웨어러블 컴퓨팅 증강현실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상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증강현실’과 접목해 발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증강현실이 뭐야? 스마트폰 비추면 주변 정보가 나타나는, 그것!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 과연 무엇일까?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정보를 겹쳐 보여줌으로써,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단어가 낯설 뿐,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스캔 서치’나 ‘오브제’ 등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사용한 적이 있을 텐데, 이들 앱이 바로 증강현실을 이용한 것이다. 앱을 실행하고 거리를 비추면 음식점, 카페, 약국 등의 지역 정보가 펼쳐지고, 하늘을 비추면 날씨 정보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증강현실 서비스는 2011년 즈음 큰 인기를 끌었다.

증강현실이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된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현실 세계의 달력 이미지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스마트폰에 가상의 자동차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자동차 구매를 촉진하는 마케팅이 시행된 적 있었다. 영화 촬영지에서 스마트폰으로 거리와 건물 등을 비추면, 스마트폰에 영화 속 주인공들이 나타나는 장면이 나타나는 감성 마케팅이 시도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증강현실은 교육, 게임, 미디어, 쇼핑, 의학, 스포츠 등에 도입됐으며, 아직도 활용되고 있다.


다만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인지하기 어렵고, 증강현실을 인지하고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 번거롭고, 센서가 부정확해 인식에 오류가 있고, 배터리 소모량이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각종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항상 손에 들고 있어야 하고, 정보를 보여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런 이유로 요즘에는 증강현실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든 상태다.

웨어러블 + 증강현실, 스마트 시대의 미래

그렇다고 증강현실이 시대에 지난 기술은 아니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하자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 상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증강현실을 접목하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초점은 스마트폰의 보조 역할과 건강/운동 도우미 기능에 있다. 구글 글래스는 아직 개발 중이지만 사진/동영상 촬영, 검색, 번역, 내비게이션, 문자메시지, 날씨 확인 등으로 단순한 기능을 담았다.

만약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증강현실 기능이 접목된다면 활용 가능성은 대폭 넓어진다. 우선, 단순한 기능만 담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구현한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증강현실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있다고 하자.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에 남아있는 음식의 양과 유통기한 등의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를 할 때는 어떻게 채소를 썰어야 하는지, 음식이 익었는지 알 수 있다.

증강현실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결합하면 증강현실의 단점도 벌충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스마트 기기를 항상 손에 들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몸에 착용해 양 손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증강현실로 주변 지역정보를 확인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걸어가야 하는 위험과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다면 눈 앞에 증강현실 정보가 펼쳐지기 때문에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구글 글래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카지노나 나이트클럽 보안 요원이라면 구글 글래스를 통해 입장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블랙리스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면접관이라면 지원자의 얼굴을 보고 입사 지원 정보를 확인해 면접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 구글 글래스를 쓰면 눈 앞에 펼쳐진 정보가 실시간으로 번역돼 언어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구글 글래스, 윤리적 논란 극복하고 보급될까?


다만, 구글 글래스가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관건이 있다. 디자인이 예뻐야 하고, 배터리 수명이 길어야 하며, 기존 스마트 기기를 보조하는 것이 아닌 연동하거나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앱을 지원하고, 인터페이스가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일반 소비자와 기업 사용자에게 각각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특히 사생활 및 정보보호 침해 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구글 글래스는 스마트폰 이후의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기대감을 모으지만, 윤리적인 논란도 많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사생활 및 정보보호 침해 문제는 기술적 관점과 문화적 관점을 아울러 논의해야 한다. 구글 글래스가 특수한 상황에서만 사용될 것인지, 스마트폰처럼 보편화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지난 IT 흐름을 비추어 본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누구나 사용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상무는 “디지털 이큅먼트의 창업자 켄 올슨도 ‘대체 어느 누가 집에 PC를 들여놓겠느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모든 가정에 PC가 보급됐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PC처럼 보급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 ‘토탈 리콜’처럼 몸 속에 스마트 기기를 탑재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라고 전망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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