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채동욱 ‘혼외자 의혹’ 임씨, 전세 아닌 월세 살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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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보증금 1억-월세 290만원, 일부 언론 “억대 전세” 보도… 사실과 달라
중개업자 “계약때 남편-아이는 못봐 법무부 직원이 전화해 계약정황 물어”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모 씨(54)가 최근까지 거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에 전세가 아닌 월세로 입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언론은 법무부 감찰관계자 등을 인용해 ‘임 씨가 억대의 전세금을 주고 R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보도하며 거액의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본보 취재 결과 임 씨는 보증금 1억 원, 월세 290만 원에 입주 계약을 했다.

임 씨의 도곡동 아파트 계약을 맡았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 씨(여)는 23일 기자와 만나 계약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A 씨는 3월경 강남구 청담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로부터 “손님(임 씨)이 도곡동에 30평형대 아파트를 찾고 있으니 알아봐 달라”는 연락을 받고 당시 새로 지은 아파트의 109.1m²(33평)짜리 집을 소개해 줬다.

A 씨에 따르면 임 씨는 도곡동 인근의 아파트 서너 곳을 둘러본 뒤 3월 말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9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월세 계약을 맺었다. 임 씨는 보증금 계약금으로 1000만 원을 먼저 계좌 이체했고 며칠 뒤 잔금 9000만 원을 집주인에게 입금했다. A 씨는 “입주 계약은 임 씨 혼자 진행했고 남편이나 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씨는 입주 과정에서 아들과 아버지에 대한 언급도 했다고 한다. 임 씨의 집을 방문한 A 씨가 방에 널린 영어 책들을 보고 “아들이 영어를 잘하나 보다”라고 묻자 임 씨가 자랑스럽게 “애 아버지가 영어를 잘한다. 애가 아빠랑 영어로 대화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최근 법무부 감찰담당관 직원의 연락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법무부 직원은 22일 오후 3시 16분경 A 씨의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계약금은 자리에서 현금으로 줬나, 아니면 계좌로 입금했나” “계약 조건은 어땠나” “혼자 왔나” 등을 물었다. 법무부 직원은 첫 통화 다음 날인 23일 오후 3시 50분에 또 전화를 걸어 몇 가지 추가 질문을 하다가 A 씨의 부동산업체를 찾아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A 씨가 “찾아오지 마시라. 더 해드릴 말씀도 없다”고 하자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에도 법무부는 두 차례 더 전화를 걸었지만 A 씨가 받지 않았고 이후 연락이 없었다. 부동산업체에 찾아오지도 않았다. 일부 언론은 “법무부가 감찰에서 의미 있는 발견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론 감찰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서 맴돌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법무부는 또 임 씨 아파트 거래와 임 씨 아들이 다닌 초등학교의 관련자에 대해 탐문하고 있지만 협조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채 총장 본인도 감찰을 거부하고 있어 감찰이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 총장이 24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 과정에서는 혼외자 의혹의 진위뿐만 아니라 문제의 보도가 나오게 된 경위를 놓고도 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채 총장이 조선일보 보도의 정당성을 문제 삼기 위해 임 씨 모자의 가족관계등록부 내용 확인 경위와 임 씨 아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취재 경위 등을 밝히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흔들기’ 및 ‘불법사찰’ 의혹도 재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곽도영·강경석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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